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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인간배아 유전자 편집 첫 시도…윤리논란 가열

입력 : 2015.04.23 16:23|수정 : 2015.04.23 16:23

실험논문 발표…성공 확률 낮고 돌연변이 다수 발생


중국 과학자들이 인간배아를 상대로 한 유전자 편집을 처음으로 시도해 논문을 발표하면서 연구윤리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 중산대의 황쥔주 박사팀은 인간 배아에 대한 유전자 편집 실험을 한 논문을 온라인 과학잡지 프로테인&셀에 게재했다고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들이 22일 보도했다.

이들은 현지 불임 클리닉에서 독자 생존이 불가능한 인간 배아를 얻은 뒤 치명적인 혈관질환인 지중해성빈혈을 일으킬 수 있는 유전자에 대한 편집을 시도했다.

실험에는 특정 염기서열을 찾아내 해당 DNA를 절단하는 복합효소 크리스퍼(CRISPR/Cas9) 주입 방식이 활용됐다.

이들은 배아 86개에 크리스퍼를 주입하고 48시간을 기다려 유전자가 재구성되고 8개의 세포로 분화하는지를 관찰했다.

71개의 배아가 살아남은 가운데 54개에 대한 실험이 이뤄졌으며 28개에서 유전자 접합이 이뤄졌고 이 중 일부에서만 잘려나간 부분을 대체할 물질이 생겨났다.

이 방식은 성인과 동물 배아의 유전체 교정에 사용되는 것으로 정확하고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인간 배아 실험에 활용됐다는 보고는 없다.

황 박사는 "우리의 연구결과를 세상에 알려서 이런 방식으로는 어떤 일이 생기는지 말로만 하지 말고 (직접) 알아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정상적 인간 배아에 이 방법을 쓰려면 확률이 100%에 가까워야 한다"면서 "그래서 실험을 중단했다. 아직은 미숙한 상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실험에서는 편집 대상이 아닌 부분에 크리스퍼 기법이 작용하면서 다수의 돌연변이가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쥐의 배아나 성인의 세포를 대상으로 한 실험 때보다 훨씬 많은 숫자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독자 생존이 불가능한 인간 배아를 상대로 한 실험이기는 하지만 인간 배아를 놓고 처음으로 유전자 편집 실험이 이뤄지면서 윤리논란도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달부터 과학계에서는 중국 과학자들이 인간 배아 유전자 편집 실험을 했다는 소문이 퍼지며 윤리 논란이 일었으며 이번에 실제로 황 박사팀이 논문을 공개하면서 논란이 한층 가열되고 있다.

유전자 편집에 찬성하는 이들은 아기가 태어나기 전부터 난치성 질환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하지만 반대하는 이들은 윤리적 금지선을 넘어 '맞춤형 아기'를 만드는 행위라고 반박하고 있다.

연구팀은 실험 논문을 권위있는 과학잡지 네이처와 사이언스에 게재하려 했으나 거절당했다.

네이처와 사이언스는 해명을 거부했다.

줄기세포 연구자인 조지 달리 미 하버드 의대 박사는 "착상전 배아에 크리스퍼 기법을 이용한 첫 사례로, 주목할 사건"이라면서도 " 하지만 이번 연구는 이런 기술이 질병 유전자를 없애려는데 쓰일 단계가 됐다고 생각하는 연구자들에게 강력한 경고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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