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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이통사→플랫폼기업 변신 선언한 까닭은

입력 : 2015.04.23 15:28|수정 : 2015.04.23 15:28


SK텔레콤이 30년 동안 지탱해온 사업의 무게 중심을 이동통신에서 이동통신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으로 바꾸겠다고 천명했다.

올 초 취임한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은 23일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본사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고객들이 원하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앞으로 통신 서비스를 지향하는 회사에서 통신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을 제공하는 업체로 변신(트렌스포메이션)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SK텔레콤의 이런 전략 변화는 한때 '황금알을 낳는 산업'으로 여겨졌던 이동통신 산업이 화려한 시절을 마감하고 위기에 접어들었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최근 이동통신 시장은 가입자 증가세 둔화에 따른 성장 정체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하고 있고 매출 역시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SK텔레콤만 놓고 보면 연평균성장률(CAGR)은 2005년 2.8%에서 2011년에는 1.2%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고, 2002년 31.1%에 달하던 영업이익률은 작년에는 10.6%로 3분의 1 토막이 났다.

이런 가운데 급기야 지난달에는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 50%마저 13년 만에 깨졌다.

이런 와중에 한정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국내 다른 통신사들과의 경쟁이 날로 과열되며 지난달에는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1주일 간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기도 했다.

오랫동안 업계 1위를 달리던 SK텔레콤으로서는 그야말로 비상 상황에 처한 셈이다.

이에 SK텔레콤은 지속적인 생존과 발전을 위해서는 과거의 틀을 과감히 깨고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혁신이 필수라는 결론에 도달했고, 위기 극복과 새로운 성장을 위한 돌파구로 플랫폼 카드를 빼들었다.

장동현 사장은 이날 "SK텔레콤이 추구하는 것은 2천200만 가입자를 기반으로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하고 고객의 내재된 요구를 충족하는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형태의 플랫폼"이라며 "콘텐츠와 커뮤니티, 커머스가 결합된 플랫폼을 제공하는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령, 현재 국내 반려동물이 570만 마리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까지 다양한 플랫폼이 반려동물과 관련한 여러가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이들 각각은 서로 분절돼 있고, 소비자가 일일이 찾아다녀야 하는 게 현실이다.

SK텔레콤은 이와는 반대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원하는 콘텐츠와 커뮤니티, 커머스를 모두 엮은 플랫폼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반려동물 건강 관리법, 분실 예방법 등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의 공통 관심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애견인 등이 함께 모여 지속적으로 교류하는 커뮤니티를 만들어 그 안에서 사료, 애견용품 등 상품까지 구매할 수 있도록 커머스 기능까지 가미되는 개념이라고 장 사장은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이처럼 차세대 플랫폼 혁신을 위해 3C(콘텐츠·커뮤니티·커머스) 기반 생활가치 플랫폼 개발, 통합 미디어 플랫폼 진화,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플랫폼 육성 등 3대 전략을 마련해 이를 중심으로 미래 성장을 본격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생활가치 플랫폼은 고객의 일상 생활 전반에서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취지에서 개발하는 것이다.

고객의 자발적 호응을 끌어내는 차별적인 콘텐츠를 제공하고, 콘텐츠와 관련한 공통의 관심사를 놓고 고객이 교류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형성하며, 이와 관련된 상품과 서비스 거래(커머스)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신규 사업 모델을 발굴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런 형태의 새로운 사업 모델 개발을 위해 올 초 'T-밸리(Valley)' 조직을 신설해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스포츠, 패션, 쇼핑, 보안, 교육, 금융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업 타당성을 검토 중이다.

두 번째 전략인 통합 미디어 플랫폼으로의 진화와 관련해서는 고객의 이용 편의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유·무선 미디어 서비스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한편 개인화되는 미디어산업 조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뉴미디어서비스를 모색, 현재 600만명인 고객 수를 2018년까지 1천500만명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마지막으로 차세대 플랫폼 혁신을 구현하기 위한 전략으로는 IoT 서비스 플랫폼 육성을 계획하고 있다.

IoT를 활용해 고객의 편의와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개발하고, 동종과 이종을 넘나들며 파트너들과 협력하는 개방형 생태계를 키운다는 복안이다.

SK텔레콤은 이와 관련, 내달 플랫폼 '모비우스'를 적용해 제습기, 도어락, 보일러 등 가정 내 다양한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홈 서비스를 출시하고, 향후 자회사인 네오에스네트웍스(NSOK)의 보안 사업과 연계된 서비스를 접목할 예정이다.

이밖에 아이리버와의 협력을 강화해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영역에서도 고객 요구를 만족시키는 IoT 기반의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고, 영상보안과 센서, LBS 등 IoT 관련 기술 역량을 고도화하는 한편 커넥티드 카, 스마트팜, 자산 관리 등 산업별로 특화된 IoT 기반의 사업자간(B2B) 솔루션도 꾸준히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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