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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의 논픽션] '어벤져스2' 빼고 모두 지옥?…韓 영화, 위기인가 기회인가

김지혜 기자

입력 : 2015.04.23 13:34|수정 : 2015.04.23 13:34


영화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이 엄청난 기세로 흥행 돌풍을 예고한 가운데 한국 영화의 침체가 우려된다.

23일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어벤져스2'는 95.9%(오전 10시 50분 기준) 예매율로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예매 관객수는 94만 1,929명을 기록하고 있다. 이 기록은 2011년 '트랜스포머'가 개봉일 세운 41만장을 50만 장 이상 앞선 기록이며 최고 예매율(종전 94.6%)도 경신했다.

이밖에 영화들의 예매율은 참담한 수준. '장수상회'가 0.6%의 예매율로 2위에 올라 한국 영화 중 가장 좋은 기록을 내고 있다. 이밖에 '어벤져스2'와 같은 날 개봉하는 신작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0.4%)과 '타이거 마운틴'(0.3%)이 뒤를 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어벤져스 빼고는 모두 지옥"이라는 넋두리가 나올 수 밖에 없다. 

'어벤져스2'의 개봉을 앞두고 한국 영화 기대작들은 대부분 개봉일을 미뤘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작은 영화들이 괴물과 맞서 싸워야 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어벤져스'와 정면대결을 펼치는 한국영화는 4억원의 예산으로 만들어진 '약장수' 뿐이다. '약장수'는 어머니들을 모아 각종 건강식품과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일명 '떴다방'으로 불리는 홍보관을 무대로 소시민의 애달픈 삶, 그리고 독거노인 문제를 다룬 영화다. 진중한 메시지가 돋보이는 이 작품은 오락성을 내세운 '어벤져스2'와는 정반대 색깔의 작품이다. 
이미지그 다음주인 29일에는 신인 한준희 감독의 '차이나타운'과 김진영 감독의 '위험한 상견례2'가 출격한다. '차이나타운'은 근래 충무로에서 보기 드물었던 여성 느와르로 김혜수, 김고은의 파격변신이 돋보이는 영화다. 언론시사회를 통해 작품성이 입증된 만큼 웰메이드 장르 영화로 관객들에게 어필한다는 각오다. '위험한 상견례2'는 전편이 그러했든 웃음에 집중한 팝콘 무비로 틈새를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어벤져스2'로 커진 박스가 한국영화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1/4분기 극장을 찾는 관객 수가 현저히 줄었었다. '어벤져스2'의 개봉으로 박스가 커지면 늘어난 수요로 인해 다른 영화들이 득을 볼 수도 있다"며 낙관론을 펼치기도 했다.

그러나 위기가 기회가 될지는 조금 더 지켜볼 일이다. '어벤져스2'의 파급력이 얼마나 될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500만을 넘어 1,000만 그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는 장기 흥행으로 이어질 경우 한국 영화의 5월은 봄이 아닌 겨울이 될 수도 있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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