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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7개월 힐러리 외손녀, 대선 캠페인서 '중책'

입력 : 2015.04.23 09:47|수정 : 2015.04.23 09:47

고액 강연료·전세기 논란 등 대응 위해 가족들 총동원


"내 손녀와 미국의 모든 아이에게 그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기회를 줄 것입니다."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선 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요즘 가장 많이 입에 올리는 사람은 외손녀 샬럿이다.

샬럿의 이름은 전직 대통령인 남편 빌 클린턴보다도 훨씬 더 자주 등장한다.

클린턴 전 장관의 딸 첼시가 지난해 9월 나은 샬럿이 대통령선거 운동의 시금석으로 떠올랐다고 AP통신이 23일 전했다.

태어난 지 몇 달 되지 않은 샬럿이 할머니의 선거운동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샬럿은 출생 직후부터 정치 스타였다.

클린턴 부부의 품에 안긴 사진이 널리 알려졌는가 하면 힐러리는 지난해 중간선거 과정에서도 샬럿의 이름을 자주 들먹였다.

힐러리는 손녀를 얻은 뒤 많은 게 바뀌었다고 말한다.

기쁜 마음으로 정치 생활을 계속할 수 있는 것도 손녀 덕이라면서 정책을 언급할 때도 샬럿을 잣대로 삼는다.

그는 뉴햄프셔에서 열린 한 하우스 파티에서 "샬럿은 교육을 많이 받고 열심히 일하는 부모를 만나 필요한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샬럿과 한날한시에 태어난 다른 아이들도 모두 같은 자격이 있지만 현실은 과연 어떤가"라고 물었다.

힐러리는 최근 출간한 책 '어려운 선택'의 에필로그에서 할머니가 되는 게 얼마나 좋은지를 시적으로 표현했다.

"세상에서 최고의 직업 같다. 부모가 된다는 책임감과 걱정 없이, 세상을 탐구하기 시작하는 작은 아이에 대한 맹목적 사랑에서 엄청난 행복을 얻는다. 그 순간의 일분일초까지 사랑한다." 이런 모습은 남편이 대통령선거에 출마했던 1992년과는 큰 대조를 이룬다.

클린턴 부부는 예비선거 기간 내내 당시 열두 살이던 첼시를 좀처럼 드러내지 않았지만 이번엔 손녀뿐 아니라 부모와 조부모까지 거의 모든 가족의 얘기가 선거에 총동원되는 양상이다.

힐러리는 뉴햄프셔와 아이오와 행사에서 소규모 섬유공장을 했던 아버지와 어렵게 자식들을 길러낸 어머니 얘기를 소개하면서 손녀 세대가 살아갈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얘기했다.

소규모 사업의 어려움을 언급하면서 "아버지는 근검절약하는 분이셨다. 그 시절에는 이상을 품고, 필요한 것을 얻고, 일자리를 갖는 게 지금보다 훨씬 쉬웠다"고 말했다.

엄격한 부모 밑에서 자란 어머니에게서는 인내와 친절 그리고 여성과 어린이에 대한 옹호를 배웠다고 힐러리는 전했다.

가족 가운데 상대적으로 가장 언급이 적은 사람은 역설적으로 전직 대통령인 남편이다.

유권자들에게 모니카 르윈스키 스캔들을 상기시킬 위험 때문이다.

이처럼 가족을 총동원한 힐러리의 선거전략에는 고액 강연료와 전세기 이용, 외국 기부금 수수 등을 둘러싼 논란을 가라앉히고 평범한 중산층 가정 출신임을 부각하겠다는 전략이 깔려 있다.

공화당 뉴햄프셔 의장인 제니퍼 혼은 "힐러리는 본인이 원하는 것은 모두 말할 수 있다"며 "그러나 그가 엘리트 정치인이라는 진실을 유권자들은 모두 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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