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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백마지하차도 완공해도 '무용지물'…예산만 낭비

입력 : 2015.04.21 13:47|수정 : 2015.04.21 13:47


소송과 송전선 이설 문제로 지지부진한 경기도 고양시 경의선 백마역 지하차도 공사가 마무리되더라도 연결도로가 없어 사용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오히려 완공과 동시에 지하차도 통행을 차단해야 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어렵게 공사를 재개하고도 고양시가 후속 조치를 하지 않아 예산만 낭비한 꼴이 됐습니다.

백마역 지하차도 공사는 경의선을 가로지르는 길이 760m, 폭 2∼4차로 지하차도를 건설해 일산동구 풍동과 일산신도시를 연결하는 사업입니다.

이 공사는 백마역 인근 주민들의 반대로 2011년 11월 공사구간의 3분의 1가량인 263m를 남겨놓은 상태에서 중단됐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7월 3년 만에 공사가 재개됐지만 공사방해금지 가처분 결정에 대한 항고심과 154㎸ 고압 송전선 이설 문제로 이렇다 할 진척이 없는 상태입니다.

사업비 190억 원 중 120억 원이 투입돼 12개월 분량의 공사를 남겨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가 해결돼 공사가 내년 중 마무리된다 하더라도 지하차도를 이용하기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시가 시행사인 한국철도시설공단에 공사 재개를 요구하면서 약속한 백마지하차도 연결도로 공사를 차일피일 미뤘기 때문입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앞서 공사 재개의 조건으로 교행이 불가한 풍동 쪽 농로 380m 도로(백마지하차도∼민마루)와 풍동교차로까지 730m 도로(민마루∼풍동교차로) 등 연결도로를 백마지하차도 완공시기에 맞춰 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시는 연결도로 사업 중 백마지하차도∼민마루 380m 도로공사 보상비 20억 원만 확보한 상태입니다.

이 도로 공사에 필요한 사업비는 모두 152억 원으로, 내년 나머지 예산이 모두 확보된다 하더라도 완공까지는 2∼3년이 소요됩니다.

민마루∼풍동교차로 공사는 이 공사가 끝나야 시작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두 도로가 완공이 돼야 백마지하차도를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백마지하차도는 경의로에서 풍동 방향으로만 오고 갈 수 있도록 진출입로가 설계됐습니다.

지하차도를 완공해도 바로 통행을 차단할 수 밖에 없습니다.

시공사의 한 관계자는 "연결도로가 안돼 있어 지하차도를 완공해도 진출입로를 차단, 통행을 막아야 한다"며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불편을 겪을 것은 물론이고 집중호우 때는 지하차도가 거대한 물웅덩이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시공사는 이에 따라 잔여 공사와 상관없이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12월 현장에서 철수한다는 방침입니다.

이에 대해 고양시의 한 관계자는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연결도로 개설이 늦어지고 있다"며 "백마차도 완공 뒤 한동안은 농로를 이용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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