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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1천500만 원 선물계좌 예치금 "3만 원에 가능" 개미 등쳐

입력 : 2015.04.21 11:31|수정 : 2015.04.21 11:31


전·현직 증권사 직원들이 주축이 돼 인터넷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다가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인천 남부경찰서는 인터넷 불법 도박 사이트를 개장한 혐의(도박 개장 등)로 9명을 검거, 이 가운데 증권사 현직 과장인 총책 A(32)씨 등 6명을 구속하고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A씨 등이 개설한 도박 사이트에서 도박한 혐의로 B(63)씨를 구속하고 3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A씨 등은 지난해 2월부터 지난 10일까지 전북 전주 등에 차린 사무실에서 인터넷 미니 선물 도박프로그램을 만든 뒤 B씨 등 회원 1천여 명을 모집, 도박에 가담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A씨 등은 코스피 200지수 등 실시간 연동되는 선물시세 등락을 예측, 매도·매수하는 방식으로 회원들이 총 281억 원을 배팅하게 했습니다.

A씨 등은 각 회원이 대포통장에 입금한 액수 만큼 사이버머니를 충전해준 뒤 예측이 적중할 경우 룰에 따라 수익금을 주고 예측이 틀리면 손실금을 공제해갔습니다.

이렇게 해서 A씨 일당이 벌어들인 범죄 수익은 25억 원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A씨 등은 지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예측 적중률이 높은 회원은 블랙리스트로 관리, 도박 사이트 접속을 차단해 배팅을 방해하기도 했습니다.

전·현직 증권사 직원이 중심이 됐던 이들은 총책, 서버관리, 홍보, 인출, 도박 프로그램 제작·관리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도박 사이트를 개설·운영했습니다.

증권업계 현직 종사자 A씨는 미니 선물거래가 불법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선물옵션 투자 손실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려고 형제, 대학 선·후배 등 지인과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정상적인 선물 거래를 하려면 1천500만∼3천만 원의 계좌 예치금이 필요한 반면 미니 선물 도박의 경우 단돈 3만 원의 예치금으로 배팅이 가능했습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선물 투자 지식은 있지만 수천만원대 예치금을 마련할 능력이 없던 이들이 정상 선물 거래 대신 미니 선물 도박의 유혹에 빠졌다"며 "아직 검거하지 못한 도박 가담자 1천여 명을 조사해 처벌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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