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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애의 목적(?)

박대연

입력 : 2015.04.21 07:59|수정 : 2015.06.09 16:47


  스브스염소스브스염소경상북도 봉화군. 들판에서 뛰노는 염소들을 한 할머니가 불러 모읍니다. 할머니의 "이리 와" 한마디에 수십 마리 염소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입니다.  
스브스염소
[나 나이 엄청나게 많아요. 94세예요]

말 한마디로 100여 마리의 염소를 진두지휘하며 염소들을 키우고 있는 이 분은 올해 94세 유점순 할머니입니다.
스브스염소이렇게 말 한마디로 100여 마리 염소를 움직이게 할 만큼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자랑하는 유점순 할머니. 그런데 할머니의 카리스마가 속수무책으로 무너질 때가 있습니다. 바로 아기 염소 '빽빽이'앞에서입니다.  
스브스염소스브스염소스브스염소빽빽이의 애교는 강아지보다 더할 정도. 할머니 품에서 손주처럼 재롱을 피우는 것은 물론이고, 할머니 뒤만 졸졸 졸졸 따라다니며 할머니의 사랑을 독차지합니다.
스브스염소이 녀석의 애교 때문인지 할머니는 많고 많은 100여 마리의 염소 중에서도 유난히 빽빽이만 챙깁니다. 
스브스염소그래서 다른 염소들은 할머니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빽빽이를 질투합니다.
스브스염소스브스염소할머니가 이렇게 빽빽이만 챙기는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사실 빽빽이는 미숙아로 태어났습니다. 뒷다리를 쓰지 못할 정도로 다리도 성치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빽빽이를 낳은 엄마는 빽빽이를 매정하게 대했습니다. 같은 날 태어난 형도 빽빽이를 괴롭혔습니다.
스브스염소스브스염소스브스염소어미는 끝내 빽빽이에게 젖을 물리지 않았고, 빽빽이는 제대로 성장하지도 못한 채 왜소한 체구를 갖게 됐습니다.
스브스염소스브스염소어미로부터 버림받고, 형한테도 괴롭힘을 당하는 빽빽이의 상황을 처음부터 지켜본 할머니는 빽빽이가 안타까워 알뜰살뜰 자식처럼 보살피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이런 할머니의 정성 때문인지 빽빽이도 무럭무럭 별 탈 없이 잘 자라줬습니다. 
스브스염소
[힘 닿는 대로 키워 줄 수 있어요]
스브스염소스브스염소94세의 나이에도 하루에도 몇 번씩 언덕에 있는 우리를 왔다갔다하고 빽빽이가 칭얼거리면 업어 주기까지 하는 할머니. 할머니의 이유 있는 '편애' 덕분에 가족에게 버려져 자칫 죽었을지 모르는 빽빽이는 오늘도 행복한 일상을 살아갑니다.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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