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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상문 납북'은 진정한 범죄…계속 취재할 것"

입력 : 2015.04.20 17:13|수정 : 2015.04.20 17:13


"고상문 납북 사건은 진정한 범죄사건입니다. 노르웨이에서도 36년째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어요."

한국인 입양아 출신으로 노르웨이 3대 일간지 다그블라데트(Dagbladet)지의 뉴스총괄국장(부편집장)을 맡고 있는 순 하이디 쇠뵈(35·여) 기자는 오늘(20일) 서울 인사동의 한 호텔에서 이렇게 말문을 열었습니다.

그는 1979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납북된 남한 지리교사 고상문(67) 씨의 사건을 1년 이상 탐사취재한 끝에 그 결과물인 'KIMS LEK(김일성의 게임)'이라는 책을 지난달 노르웨이에서 출판했습니다.

그간 취재를 위해 한국을 수시로 방문해 사건관련 외교문서를 찾아보고, 고 씨가 남한에 남겨둔 외동딸과 만나 수차례 인터뷰도 했습니다.

북한의 실상을 직접 봐야겠다는 생각에 2013년에는 같은 기자인 남편과 함께 '관광객' 신분으로 평양에도 다녀왔습니다.

그는 "고 씨 사건을 다룬 현지 매체는 많았지만 노르웨이 정보기관이나 한국 외교문서, 사건 당시 노르웨이 경찰의 수사일지 및 증거물들을 직접 광범위하게 취재한 것은 자신이 처음"이라고 밝혔습니다.

그가 고 씨 사건에 이토록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2010년 베이징 특파원 시절 한 탈북민의 사연을 접하면서부터입니다.

특별할 것도 없는 전형적 탈북민 이야기였지만 "꿈을 가져본 적이 없다"는 말이 계속 머릿속에 남았다고 합니다.

쇠비 기자는 "박정희나 김일성 같은 한 개인이 사회나 세계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그리고 이런 변화가 일반 사람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한국인 입양아 출신으로서 고국의 현실에 대한 관심도 한몫했습니다.

그는 "남한과 북한이 불과 몇십 년 사이에 이토록 경제적, 정치적으로 격차를 벌리게 된 배경에 대해 연구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책은 출판 후 TV와 라디오 등을 통해 보도되며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다그블라데트지는 지난달 21일 토요특별판에서 '고상문 미스터리'라는 제목으로 책의 서평과 쇠비 씨의 인터뷰를 실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쇠비 기자는 "탈북자나 북한에 대한 취재를 계속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한국에서 친부모를 찾겠다는 생각은 없지만 '내가 누구인가', '무엇이 나를 구성하는가'라는 존재론적인 맥락에서 이 문제를 계속 탐구해보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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