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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 100살 넘는 배나무 20그루 아직도 '건재'

입력 : 2015.04.20 15:09|수정 : 2015.04.20 15:09


충북 영동에 100살 넘은 배나무 20그루가 건강한 모습으로 배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영동군에 따르면 영동읍 매천리의 과일나라테마공원 조성 부지에 수령 100년이 넘은 것으로 알려진 '신고' 배나무 20그루가 자라고 있습니다.

이 나무는 2008년 영동군이 공원 예정 부지를 매입하면서 인근에 사는 농민 김성용(55)씨로부터 사들였습니다.

군은 당시 김 씨의 땅 1만5천여㎡를 매입한 뒤 이곳에 심어져 있던 배나무 500여 그루를 베어냈지만 이 나무들은 남겨뒀습니다.

영동군농업기술센터의 송홍주 지도기획팀장은 "워낙 오래된 고목이라서 과일나라테마공원 안에 그대로 살려두기로 했다"며 "지금은 직원들이 직접 농사를 짓고 있는데, 수세가 좋아 지금도 한 그루에서 100개 넘는 배를 수확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나무들은 일제 강점기인 1910년대 일본인들이 시험 재배용으로 심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 후 김 씨의 할아버지가 사들여 농사짓다가 아들을 거쳐 손자에게 대물림됐습니다.

김 씨는 "애초 이 밭에 신고를 포함해 4종류의 묵은 배나무가 있었는데, 10여년 전 대부분을 베어 내 어린 나무를 심고 지금은 20그루만 남겨뒀다"며 "3대를 물려온 나무여서 쉽게 베어내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들 나무는 나이만큼 밑동 둘레가 두터워져 굵은 것은 1m에 가깝습니다.

밑동 곳곳이 이끼로 뒤덮여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납니다.

김 씨는 "고목이지만, 젊은 나무보다도 세력이 좋아 몇 해 전까지 한 그루에서 200㎏ 가까운 배를 수확했다"며 "관리만 잘해주면 앞으로 수 십년은 끄떡없이 더 수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송 팀장은 "100살 넘은 배나무가 아직도 건강하게 재배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잘 관리하면 과일나라테마공원의 명물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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