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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교육감 "도지사 부인 채용, 정치적 의도 없어"

입력 : 2015.04.20 14:12|수정 : 2015.04.20 14:12


이석문 제주교육감은 원희룡 제주지사의 부인 강윤형(51)씨를 교육청 교육공무직인 학생건강증진센터 정신의학과 전문의로 채용한 것에 대해 오늘(20일) "정치적 의도는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이 교육감은 제주도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고태순·김황국 의원이 원 지사의 부인을 채용한 이유를 묻자 "우리(교육청)가 필요해서 도움을 부탁드렸다"며 "정치적 의도에서가 아니라 철저히 전문성을 전제로 채용을 진행했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도교육청은 앞서 지난 1일 자로 강 씨를 채용했습니다.

강 씨는 9개월간 위기학생·학부모 상담지원, 학생건강증진 교육, 학생 정신건강 관계자 교육 및 사례관리 자문 등의 업무를 맡습니다.

주 4일(월∼목), 하루 8시간 근무하며 월 600만 원(9개월 5천400만 원)을 받습니다.

이 교육감은 "4차례 채용공고를 냈지만 응시자가 없었다"며 "소아청소년 정신의학 전문의는 의사 면허증과 정신의학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뒤 2년 동안 상담·치료 훈련 과정을 거쳐야 공식적인 자격을 얻을 수 있어서 전국적으로도 이런 전문의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습니다.

이 교육감은 "강 씨는 제주 아동청소년의 정신건강 증진에 기여하고 봉사하는 마음으로 도와주고 있으며, 필요에 따라 주말에도 근무하는 것으로 합의했다"며 "아직은 단체장 배우자의 역할에 대해 사회적인 합의가 충분하지 못한 것 같지만 교육청 입장에서는 이 시기에 반드시 전문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정신과 전문의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도내 전문상담교사는 26명, 학생상담사는 71명인데 이들은 학교 부적응이나 학업중단 예방 상담을 하고 있어서 전문의와는 역할이나 기대효과가 다르다"며 "전문의는 상담사가 상담하기 어려운 우울, 불안, 폭력, 중독 등 위기학생을 대상으로 상담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교육감은 "비용 문제가 거론되는데 정신건강 관련 예산 총액은 전문의 임금을 포함해도 지난해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며 앞으로 전문의들이 상담, 교육, 자문, 프로그램 개발 등 학생건강 증진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나아가 학생건강증진센터가 학생 건강을 위한 5개년 건강계획을 수립하는 등 제도적 틀을 만들고 사례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컨트롤 타워의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앞서 고태순·김황국 의원은 학생 정신건강을 위한 정책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굳이 도지사의 부인을 채용해 논란의 불씨를 낳은 점과 많은 급여를 지급하며 전문의를 채용할 필요성이 있는지 등에 대해 따져 물었습니다.

고 의원은 고액 연봉의 전문의를 채용하는 것보다는 상담사를 여러 명 채용해 더 많은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으며, 김 의원은 제주지역 학생의 건강상태에 대한 객관적 데이터를 확보하는 등 정확한 실태 파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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