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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부대 취업시켜줄게" 27명 등친 전직 군무원 구속

입력 : 2015.04.20 11:29|수정 : 2015.04.20 11:29


미군 부대에 취업시켜주겠다고 속여 27명으로부터 수억원을 뜯어낸 전직 군무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의왕경찰서는 상습사기 등 혐의로 전 미군부대 소속 강모(55)씨를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강씨는 지난 2009년 10월부터 최근까지 의정부의 한 미군부대 내 구급차량팀에서 일할 당시 "아들과 딸, 남편을 오산이나 평택 미군부대 행정직에 취업시켜주겠다"고 속여 김모(51·여)씨로부터 1억원을 가로채는 등 같은 수법으로 27명으로부터 모두 8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강씨는 "내가 부대 내 야전병원 책임자인데, 인사 책임자에게 돈을 전달해 68세 정년이 보장되는 군무원으로 취업시켜주겠다"며 피해자들을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강씨는 의심을 피하기 위해 동료 미군 병사에게 "부서에서 한국인을 선발하고 있다. 면접자들의 영어실력을 검증해달라"고 부탁한 뒤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을 진행했으며, 일부 피해자를 오산이나 평택 등 미군기지에 데려가 견학시켜주기도 했다.

강씨는 발령 날짜가 늦춰지는 것에 대해 항의를 받으면 "한미 방위비 분담금 회담이 결렬돼 예산책정이 안 돼 발령이 연기됐다"거나 "북한의 핵위협으로 비상시국"이라며 둘러댔다.

또 직접 인사처장 명의로 된 발령장을 위조해 나눠주기까지 했다.

실제 한 피해자는 강씨가 발급한 허위 발령장을 받고 나서 다니던 국내 모 대기업을 그만둔 것으로 전해졌다.

강씨는 이렇게 가로챈 8억원을 개인 채무를 갚거나 도박을 하는 데 사용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강씨의 사기행각을 알게 된 해당 미군부대가 지난해 3월 강씨를 해임했지만 그 이후로도 강씨는 3차례에 걸쳐 같은 수법으로 사기행각을 저질렀다"며 "강씨의 여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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