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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홀리데이 참가자 사망에 호주 한인사회 충격

입력 : 2015.04.19 23:57|수정 : 2015.04.20 08:38

단순사고 관측 속 20일 예상되는 부검 결과 봐야


한국인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 참가자(워홀러)가 실종 5일 만인 18일 숨진 채 발견되자 호주 한인사회와 한국공관 측은 안전문제에 많은 관심을 둬오던 중이라며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워홀러 김 모 씨(27)는 지난 13일 오전 3시 시드니 시내 식당에서 동료들과 회식을 마치고 택시로 귀갓길에 올랐으나 소식이 끊겼습니다.

대학 휴학 후 지난해 2월 호주에 온 김 씨는 시드니 시내 식당에서 일해 왔습니다.

신고를 받은 호주 경찰은 CCTV 분석 등을 통해 김 씨가 동료들과 헤어지고 나서 40분 후인 오전 3시 40분 식당 근처의 집과는 다른 방향인 달링하버 인근 도로를 걷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김 씨는 택시에서 내려 달링하버 인근 부둣가에 있는 피라마 공원 쪽을 향해 500m가량 걸었으며 취한 것으로 보였다는 게 경찰의 설명입니다.

한 경찰 관계자는 18일 시드니모닝헤럴드에 "김 씨가 걷고 있던 지역에는 방파제가 많다"며 "김 씨가 앉았다가 어떤 우발적 사고(misadventure)를 만났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자해나 범죄를 시사하는 것은 없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조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시드니 한국총영사관 측은 CCTV 상으로는 김 씨를 뒤따르는 사람은 없었고 김 씨 주변 사람 말로는 원한 관계도 없는 것으로 전해들었다며 정확한 사인은 부검을 해봐야 안다고 말했습니다.

총영사관 관계자는 "호주에서 부검은 검시법원이 담당한다"며 "부검이 20일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지만 확실한 것은 그때 가봐야 안다"고 말했습니다.

총영사관 측은 19일 오전 시드니에 도착한 김 씨 가족들을 돕고 있다며 호주 경찰 쪽에 철저하고 신속한 사인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휘진 시드니 총영사는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 참가자들의 안전 문제를 제일 중시하면서 직접적인 만남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 홍보를 강화해 오던 중"이라며 안타까움을 표시했습니다.

워홀러가 호주에 들어오더라도 연락처도 없는 상황인 만큼 호주 당국으로부터 협조를 받는 방안을 모색하겠으며 교민신문과 업체, 종교단체 등의 도움을 받아 안전문제를 재차 강조할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총영사관에 따르면 한국인 워홀러는 2009년만 하더라도 3만9천 명에 이르렀으나 2012년에 3만5천 명, 2013년에 2만4천 명, 2014년에는 1만9천 명을 기록할 정도로 급감하는 추세입니다.

호주 당국이 워홀러를 제한하지 않고 있고 이미 한국인 워홀러가 대폭 줄어든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쿼터를 도입해 오려고 하는 사람을 막기도 어렵다는 게 호주 대사관이나 시드니총영사관 측의 고민입니다.

한국인 워홀러들이 밤늦게 일이 끝나거나 아침 일찍 일을 시작하는 열악한 환경에 많이 노출된 것도 이들의 안전문제를 위협하는 요인입니다.

한편에서는 호주 현지인들도 밤에는 혼자 잘 다니지 않는 만큼 워홀러들도 늦은 밤에 혼자 다니거나 늦게까지 술 마시는 일을 피해야 한다는 지적이 호주 교민 사회를 중심으로 나옵니다.

호주에서는 2013년 11월 한국인 여대생 워홀러가 브리즈번 도심에서 새벽에 이유 없이 살해된 바 있으며, 그 다음달에는 또다른 한국인 워홀러가 돈을 노린 같은 한국인에게 목숨을 잃은 바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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