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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더미에 둘러싸여 살던 독거노인 새삶 찾아

입력 : 2015.04.16 15:23|수정 : 2015.04.16 15:23


쓰레기 더미에 둘러싸여 홀로 생활하던 70대 노인이 희망복지지원단과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새 삶을 찾았습니다.

김해시에 따르면 정 모(75) 할머니는 주촌면 내삼리 농로 주변에 친척이 마련해준 소형 트럭을 세워두고 짐칸에서 3년여 전부터 거주해왔습니다.

정 할머니는 트럭 짐칸 위로 천막을 친 뒤 줄곧 그 안에서 먹고 자며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십 년 전 남편과 사별한 뒤 자식 없이 혼자 살다가 트럭 생활을 시작한 정 할머니는 오랜 기간 일부 친척을 제외하고는 외부와도 연락하지 않고 지내왔습니다.

문제는 일정 소득이 없는 정 할머니가 홀로 떨어져 지내 사고 위험이 클뿐만 아니라 주변에서 잡동사니를 주워 트럭 안과 주변에 쌓아두는 일종의 강박증 탓에 제대로 생활할 수 없었다는 점입니다.

정 할머니는 팔과 다리를 뻗고 누울 수조차 없는 좁은 공간에서 웅크리고 생활해야만 했습니다.

희망복지지원단은 지난 1월 말 정 할머니의 소식을 접하고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습니다.

정부 차원에서 운영되는 이 지원단은 취약계층을 발굴, 상담하는 것은 물론 복지 서비스를 받도록 도와주는 일을 하는 '통합사례관리사'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희망복지지원단은 한 달여에 걸쳐 정 할머니를 설득해 지난달 초 이틀에 걸쳐 트럭 안팎에 있던 쓰레기와 거처로 사용해온 차량을 모두 처분했습니다.

지역 자원봉사단체 온새미로봉사단과 함께 치운 쓰레기는 1톤 트럭 10대 분량이었다고 시는 설명했습니다.

희망복지지원단 설득에 이주를 결심한 정 할머니는 이달 초 친척이 마련해준 주촌면 방 2칸짜리 주택에서 새 삶을 시작했습니다.

현재 청력이 나쁜 점을 제외하고 건강상 별다른 문제도 없다고 시는 덧붙였습니다.

정 할머니는 "쥐가 나오는 좁은 트럭에서 매일 웅크려 잠을 잤는데 이제는 허리를 펴고 잘 수 있게 돼 좋다"고 고마움을 표했습니다.

김해시 측은 "할머니한테 필요한 옷과 음식 등을 후원하고 보청기도 지원했다"며 "할머니가 적절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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