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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중국·러시아 '전승절 러브콜'에 몸값↑

입력 : 2015.04.15 14:59|수정 : 2015.04.15 15:00


중국과 러시아의 잇단 러브콜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몸값'이 높아지는 모양새입니다.

중국과 러시아 모두 제2차 대전에서 일본과 독일을 각각 물리친 것을 기념하는 전승 70주년 행사에 김 제1위원장을 공식 초청했기 때문입니다.

김 제1위원장이 중국과 러시아 행사 모두 참석할지 아니면 어느 한쪽만 참석할지 또 모두 불참할 지는 지켜봐야 할 상황입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4일 제2차 대전 승리 70주년을 맞아 오는 9월 열리는 열병식에 김정은 제1위원장을 초청했다고 공식 밝혔습니다.

아직 북한이 중국의 초청장을 공식 접수했는지와 참석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혀왔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이 중국의 초청을 수용할 지 현재로서는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양국관계는 2013년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과 그해 12월 장성택 처형 이후 냉랭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중국의 초청은 김 제1위원장 뿐 아니라 모든 관련국 정상에 해당하는 것으로 과거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순치의 관계'인 양국의 우의를 다지는 차원에서 방중했던 것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그럼에도 김 제1위원장이 국제사회의 고립에서 탈출하기 위해 다시 북중관계 개선을 위해 방중길에 나설 가능성은 열려 있습니다.

그럴 경우 중국은 대규모 지원 같은 방중에 걸맞는 '대가'를 지불하는 등 분위기 조성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중국 지도부가 국제사회에 공개한 김 제1위원장의 초청을 성사시키려면 자국에 대한 불만이 쌓인 듯한 김 제1위원장의 마음을 돌려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김 제1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역시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만 아직은 좀 더 두고봐야 할 상황입니다.

러시아는 지난 1월 김 제1위원장이 5월9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제2차 대전 전승 행사에 참석한다고 밝혔으나 북한은 아직 참석 여부를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김장수 주중 대사는 지난 13일 취임 후 가진 한국 특파원들과 간담회에서 김 제1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여부와 관련, "러시아는 거의 확신하는 것 같지만 중국은 끝까지 가봐야 안다고 얘기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현지 외교가에서도 현재까지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사전 협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의미 있는 회담이 성사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또 북한의 행태로 미뤄 마지막에도 갑자기 변할 수 있어 실제 러시아 방문이 성사될지 불투명한 측면이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 대북소식통은 "북한이 러시아 당국에 김정은 제1위원장의 전승 행사 참석을 통보한 것은 맞지만 경호문제 등 실무적 사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의견 차이가 크면 없던 일이 돼버릴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러시아와 중국 사이에서 정치·외교·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북한의 외교적 줄타기는 결국 김 제1위원장의 몸값을 높여주며 국제사회의 관심거리가 되어가고 있는 셈입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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