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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품전달 복기 성완종 비밀장부 있다"…검찰 확인 방침

입력 : 2015.04.14 12:49|수정 : 2015.04.14 13:11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정치권 유력 인사들에게 금품을 전달했던 자신의 행적을 점검하고 복기한 비밀장부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검찰은 성 전 회장의 주변 인물에 대한 조사를 통해 이 장부가 실체를 확인할 방침입니다.

성 전 회장 주변 사정을 잘 아는 한 정치권 인사는 "성 전 회장이 사망하기 얼마 전에 측근 한 명을 대동하고 과거에 금품을 건넨 인물이나 금품 전달에 동원된 사람을 일일이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인사는 "성 전 회장이 이들을 만나 과거에 자신이 돈을 언제 어떻게 얼마나 줬는지, 전달이 성공적으로 됐는지 등을 물었다"며 "함께 있던 측근은 그 내용을 별도의 장부에 자세하게 받아적은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인사는 이처럼 성 전 회장이 금품거래 정황을 되새겨 기록해 두기 위해 접촉한 인물 중 한 명으로 윤 모(52)씨를 꼽았습니다.

윤 씨는 성 전 회장이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홍준표 경남도지사에게 2011년 당 대표 경선자금 명목으로 1억 원을 건넬 때 금품 전달을 맡았다고 언급했던 사람입니다.

언론인 출신인 윤 씨는 성 전 회장과 친분이 깊으며 경남기업 부사장을 지냈습니다.

정계 진출에 뜻이 있었고 2011년 옛 한나라당 전당대회 때는 당 대표 후보였던 홍 전 지사 측 경선캠프에 몸담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정치권 인사는 "성 전 회장이 당시 경남기업의 재무담당 부사장이던 한 모 씨에게 '돈을 찾아서 윤 씨에게 맡겨라'고 지시했고, 윤 씨는 이를 홍 지사 측에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했던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인사는 "성 전 회장은 숨을 거두기 이틀 전인 7일에 윤 씨를 만나 '홍 지사에게 돈을 전달했느냐', '어떻게 몇시에 전달했느냐' 등을 일일이 물었고 함께 있던 측근에게 문답 내용을 장부에 기록하게 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성 전 회장은 세상을 떠나기 전에 돈을 찾아온 사람, 전달한 사람 등을 다 만나서 사실관계를 정리하려는 뜻이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홍 지사는 금품거래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습니다.

홍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도 "하도 어이없는 보도가 계속되기에 한 말씀 드리지 않을 수 없다"며 "2011년 6월 전당대회를 전후해 서산 지구당 당원 간담회에서 잠깐 만나 인사한 것 외에 성 씨를 만난 일도 없고 전화 통화 한 일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홍 지사는 "언론에 거론되는 윤 모 씨는 제 경선을 도와준 고마운 분이지만 제 측근이 아니고 성완종 씨 측근"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홍 지사는 최근 언론을 통해 성 전 회장이 만약 윤 씨에게 돈을 전달하라고 줬다면 윤 씨가 배달사고로 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언급한 바 있습니다.

페이스북에서도 "성 씨와 윤 씨의 자금 관계는 저로서는 알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윤 씨는 홍 지사 측의 '배달사고설'을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 씨의 측근은 "윤 씨는 이번 파문과 관련해 검찰이 부르면 출두해서 자신이 알고 있는 일체의 사항을 밝히겠다는 입장"이라며 "최근 수술을 받아 건강상태가 좋지 않지만 검찰이 부르면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윤 씨는 돈 전달 문제와 관련해 자신을 둘러싼 의혹이 있을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는 등 배달사고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윤 씨는 홍 지사와 관련된 문제 이외의 다른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관련해서는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설명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검찰은 윤 씨를 비롯한 성 전 회장 주변 인사들에 대한 조사를 통해 비밀장부의 존재 여부를 우선 확인할 방침입니다.

또 성 전 회장의 정치권 금품 제공 의혹을 뒷받침할 각종 정황 증거를 입수하는 한편 윤 씨 등을 포함해 참고인을 조사할 계획을 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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