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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릴 뻔' 법인세수 680억 4년 소송 끝에 확보

김용태

입력 : 2015.04.14 06:42|수정 : 2015.04.14 10:13

세무당국, 조세회피 목적 페이퍼컴퍼니 소송서 이겨


세무당국이 조세회피 목적으로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독일계 투자회사와 4년여에 걸친 법정 싸움 끝에 680억원의 법인세를 걷게 됐습니다.

독일계 투자펀드 TMW펀드가 만든 페이퍼컴퍼니인 TMW한솔은 국내에 타이거유동화전문 유한회사를 설립해 2003년 4월 서울 역삼동 소재 대형 상업빌딩을 매입했습니다.

타이거유동화전문은 2006∼2008년 빌딩에서 거둬들인 임대수익 3천20억원을 TMW 한솔에 배당하면서 한·독 조세조약에 따라 세율 5%를 적용, 법인세 137억원을 납부했습니다.

그러나 관할 역삼세무서는 2011년 3월 배당소득을 실질적으로 수령하는 TMW펀드가 한·독조세조약에 따른 낮은 세율을 적용받기 위해 TMW한솔을 설립했다고 보고 타이거유동화전문에 법인세법상 세율 25%를 적용한 세금을 물렸습니다.

이렇게 추가로 부과된 법인세가 679억4천800만원입니다.

독일펀드가 직접 국내에 투자해 배당받을 경우 고세율을 적용받게 돼 있습니다.

세무당국은 TMW한솔을 조세회피 목적의 페이퍼컴퍼니로 규정하고, 조세조약을 적용받을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해 과세한 것입니다.

이에 반발해 타이거유동화전문은 역삼세무서장을 상대로 과세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2심은 TMW한솔이 TMW펀드와 독립된 주체로 배당소득을 실질적으로 받기 때문에 조세조약에 따른 5%의 세율을 적용받는 게 맞다며 타이거유동화전문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TMW한솔은 발행주식이나 배당소득을 지배·관리할 능력이 없고 TMW가 TMW한솔을 실질적으로 지배·관리해 조세조약에 따른 5%의 세율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원고 패소 취지로 판결하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습니다.

이번 판결에 대해 국세청 관계자는 "조세조약을 악용하기 위해 만든 페이퍼컴퍼니가 조세조약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한 판결"이라며 "유사 조세소송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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