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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 변에 황달까지…우리 아기 혹시 '담도폐쇄증'

입력 : 2015.04.09 14:13|수정 : 2015.04.09 14:13


갓 태어난 아기에게 황달은 흔한 증상이다.

피부뿐만 아니라 눈의 흰자위까지 노랗게 변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태어난 아기의 간이 점차 활발하게 기능하면 황달은 1주일 내에 자연스레 사라진다.

그러나 황달이 2주 이상 지속하고 아기가 흰색 변을 본다면 '소아 담도폐쇄증'을 의심해볼 수 있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황달은 몸 속에 빌리루빈이라는 색소 물질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는 현상이다.

주로 황갈색을 띠는 빌리루빈은 간에서 대사돼 담즙과 함께 밖으로 배설되는 것이 정상이다.

건강한 장운동의 상징인 '황금색 변'이 바로 담즙에 섞인 빌리루빈의 색깔과 연관돼 있다.

담즙이 이동하는 통로, 담도가 어떤 이유로 막히면 담즙이 소화기관으로 전달돼 빠져나가지 못하고 몸속에 쌓여 황달을 일으킨다.

담도 폐쇄증으로 최근 병원을 찾은 지원(가명·생후 2개월)이가 그런 경우였다.

처음 황달이 시작됐을 때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지원이의 부모는 2주가 지나도 황달이 사라지지 않고 아이가 흰 변을 보는 것을 확인하고 병원을 찾았다.

당시 지원이의 혈청 빌리루빈 농도는 최대 9㎎/㎗로, 정상 최대치(1.2㎎/㎗)의 7.5배에 달했다.

초음파 검사 결과 지원이의 담도는 담낭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폐쇄돼 있었다.

다행히 늦지 않게 병원을 찾은 덕에 지원이는 생후 63일 만에 성공적인 수술로 생명을 건질 수 있었다.

수술이 더 늦었다면 간이 부담을 이기지 못해 최악의 경우에는 치명적인 간부전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

중앙대학교병원 소아외과 박귀원 교수는 9일 "담도폐쇄증은 태아 때부터 가진 경우가 많은데, 수술 연령이 어릴수록 경과가 좋기 때문에 가능하면 생후 2개월 이내에 수술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같은 병원의 임인석 교수는 "황달은 심한 경우 아기의 신경을 손상해 뇌성마비, 청력 상실 등 신경학적인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며 "집에서 아기를 관찰할 때에는 관심을 가지고 주의를 기울여 되도록 밝은 곳에서 아기의 옷을 벗긴 후 피부를 눌러 몸통까지 노랗게 되는 황달이 있는지 살펴보고 이상이 있다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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