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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임대아파트 청약경쟁 과열…"떴다방까지 등장"

입력 : 2015.04.08 19:01|수정 : 2015.04.08 19:01


부영이 분양하는 제주시 삼화지구 임대아파트에 청약자들이 몰려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실수요자인 도민들은 속칭 '떴다방'(무등록 이동식 중개업소)이 등장하면서 경쟁이 심해져 피해를 보고 있다며 분양업체와 행정당국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8일 제주시 삼화지구의 부영 사랑으로 모델하우스 주변은 부영 7차 공공임대 아파트(제주삼화택지지구 1-4블럭) 계약을 위해 일찌감치 줄을 선 인파와 차량으로 북적거렸다.

간이 의자나 돗자리, 담요 등을 갖춘 대기자들은 모델하우스 주변을 빙 둘러 줄을 서며 순번을 지키느라 긴장한 모습이었다.

순번은 이날 오후 이미 200번대를 훌쩍 넘어 300번대를 향하고 있었다.

삼화부영 7차는 앞서 지난 2일까지 진행한 청약 접수에서 360가구 모집에 105가구가 청약해 평균 0.29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잔여 가구 70%가량에 대해서는 오는 9일 추가 계약이 진행된다.

추가 계약은 선착순으로 이뤄지는데다 원하는 동과 층을 선택할 수 있어서인지 지난 5일부터 모델하우스 주변에 사람이 모여들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텐트와 천막이 등장했다.

다른 지역에서는 심심찮게 보이는 모습이라지만 제주에서는 흔치 않은 광경이라 이곳 아파트를 알아보던 사람들은 소식을 듣고 황급히 현장에 가 대기 행렬에 동참하거나 일찌감치 계약을 포기하는 사태도 벌어지고 있다.

뒤늦게 소식을 듣고 지난 6일부터 줄을 서고 있다는 한 40대 여성은 "계약 전날 저녁쯤 미리 와서 줄을 서려고 했는데 벌써 이렇게 줄이 길 줄은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줄이 길어 청약을 포기했다는 한 50대 남성은 "임대아파트에까지 이렇게 사람이 몰리는 것은 비정상적"이라며 "현장에서는 떴다방이 번호표를 수백만원에 판다는 얘기가 오가고 있으며 줄 서기에 친인척이며 아르바이트까지 동원한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제주 부동산 관련 카페에는 '서민 임대아파트에 실 입주도 하지 않을 떴다방이 줄값을 노리고 몰렸다', '번호표를 200만원에 판다는 얘기가 있는데 절대 사지 말자' 등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모델하우스 인근에는 '제주의 집은 제주도민에게.

혈세로 지은 아파트 떴다방은 물러가라'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리기도 했다.

계약이 시작되면 대기 순번을 두고 현장에서 마찰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부영 관계자는 "대기 줄을 저희가 만든 것이 아니라 먼저 온 분들이 자율적으로 규칙을 만들어 대기하는 것이라서 저희가 관리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며 "어쨌든 계약은 내일(9일) 먼저 들어오는 분부터 이뤄질 것"이라고 방관적인 태도를 보였다.

삼화부영 7차는 전용면적 84㎡로 지하 1층, 지상 10∼12층 8개 동으로 구성돼 있다.

택지지구 안에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있어 30∼40대가 아이를 키우며 살기 좋다는 평을 받고 있다.

임대가격은 보증금 8천800만원에 월임대료 58만원이며 전세가격은 1억7천500만원이다.

입주 예정일은 오는 11월 1일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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