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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에서 감독이 된 사나이, 김세진 "선수들에 감사"

이은혜

입력 : 2015.04.08 17:22|수정 : 2015.04.08 17:22



뜨거웠던 봄 배구에 이어 시상식도 화려했다. 'NH농협 2014-2015 프로배구'가 8일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시상식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 날 선수들보다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인물 중 한 명은 OK저축은행의 김세진 감독이었다. 김 감독은 현역 시절 대한민국 배구계를 주름 잡았던 스타 플레이어 출신 지도자다. 창단 2년 만에 팀을 우승으로 이끈 OK저축은행의 김세진 감독은 지도자 데뷔 이후 첫 우승에 이어 감독상을 수상하는 기쁨까지 누렸다.

김세진 감독은 감독상 수상 후 "프로배구 10년 만에 선수로, 감독으로 우승을 차지한 것은 제가 처음이라고 하더군요. 언제 또 받을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소감은 이 꽃다발 다 들고 하겠습니다"라며 젊은 지도답게 재치 있는 소감을 남겼다.

하지만 '스타' 김세진은 거기까지였다. 감독 김세진이 "이 상은 제게는 너무나 큰 선물입니다. 이런 큰 선물을 준 선수들에게 너무나 감사합니다"라는 말로 수상의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OK저축은행 선수들은 감독이 상을 받고 내려가자 테이블에서 일어나 마치 좋아하는 스타의 이름을 환호하듯 "김세진, 김세진"의 이름을 외쳤다.

OK저축은행의 젊은 감독과 선수들의 패기는 지난 7년 동안 결코 무너질 것 같지 않던 삼성화재라는 명가를 무너뜨리는데 성공했고, 김세진 감독의 수상장면은 프로배구 10년 만에 또 하나의 스타 지도자가 등장했음을 공식적으로 알리는 순간이기도 했다.

김세진 감독은 이번 시즌 팀을 정규리그 2위로 이끈 뒤 플레이오프에서 한국전력 상대로 2연승을 챙기고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8년 연속 우승을 노리던 명가 삼성화재까지 3연승으로 꺾고 지도자로 데뷔한지 2년 만에 배구계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상대팀 감독은 자신의 스승이자 배구계 최고의 명장으로 꼽히는 신치용 감독이었다.

물론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돌풍을 일으키며 우승까지 차지했지만 OK저축은행 선수 중 이 날 베스트 플레이어 7명에 부문에 이름을 올린 것은 외국인 선수 시몬 한 명. 김세진 감독조차 우승 직후 "가능성은 10%였다. 우승을 한 것은 기적이고, 행운이었다"고 인정했다.

지도자로서 더 혹독한 시험대에 오르게 된 것도 김세진 감독이 앞으로 받아들여야 할 숙명이다.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김세진 감독은 수상 소감 말미 "이게 과연 독이될 지 약이 될 지는 다음 시즌 팬 여러분들에게 냉정하게 평가받겠습니다"라며 차분함을 잃지 않았다.

배구계로서는 반가운 일이다. 신흥팀의 성장과 우승 판도의 변화로 새롭게 다가 올 시즌은 더욱 뜨거워 지게 됐다.

(SBS통합온라인뉴스센터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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