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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에 IS 들어왔나…탈레반 끌어들이며 세력 확대

입력 : 2015.04.07 14:27|수정 : 2015.04.07 15:00


시리아와 이라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이슬람 원리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탈레반의 주 무대인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점차 세를 넓히고 있습니다.

영국 BBC 방송은 7일(현지시간) 아프간 수도 카불 남쪽에서 멀지 않은 한 계곡에서 일단의 청년들이 마스크를 쓰고 군용 복장을 입은 채 IS 깃발을 흔들고 있는 장면을 보냈습니다.

BBC는 이들이 서방 미디어에 비춰진 아프간내에서의 첫 IS 전사들이라고 부연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존재가 IS의 아프간 진입을 확인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이들중 한명은 "남부에 있는 한 친구를 통해 IS와 연락을 취하려고 한다. 그 친구가 'IS 사람들이 아프간에 들어왔다'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IS가 아프간에서 점차 부상하는 현재의 상황은 탈레반이 제공한 측면이 없지 않습니다.

분열 조짐을 보이는 탈레반 세력에 청년 전사들이 환멸을 느끼며 새로운 조직에 빠져드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아프간에 주둔한 미군이 철수할 예정이라는 점도 IS의 준동 가능성을 키우는 대목입니다.

미군 정보기관도 아프간에서 그간 IS가 세력확대에 한계를 갖고 있었으나 최근 엔 이탈한 탈레반 반군을 끌어들이며 급속히 세를 키우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JB 바우월 대령은 "아프간 동부와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IS 영입작업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젊은 반군세력들이 IS 캠프로 이동중"이라며 "이는 작전상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IS와 탈레반간의 라이벌 의식은 명확합니다.

단지 IS 깃발을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죽임을 당할 정도로 IS는 탈레반에게 맹렬한 견제 대상입니다.

그동안 아프간 정부도 IS가 한수 아래라며 얕보는 말을 서슴지 않으나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이 지난달말 미국 워싱턴을 방문하고 돌아온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가니 대통령은 미 의회 연설에서 "우리는 지금 최전선에 있다. 이들 테러리스트는 국경을 넘나들며 증오와 분열의 메시지를 퍼뜨리고 있다"며 "IS가 이미 아프간 남부와 서부에 선발부대를 보내 취약점을 찾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IS가 이미 아프간에서 활동을 개시했을 것이라는 몇가지 근거사례가 확인됩니다.

지난 2월엔 아프간 남부의 자불 지방에서 하자라족 남성 31명이 버스를 타고 가다 IS에 충성을 맹세한 2명의 전직 탈레반 지휘관에 의해 납치됐는데 이들은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아프간 중부 와르다크에서도 민간인이 탄 버스 3대에 공격이 이뤄졌습니다.

여성과 아이를 포함한 13명의 민간인이 죽었습니다.

탈레반측이 테러 사실을 부인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의심의 화살은 IS 세포조직에 돌아갔습니다.

현지 경찰관은 "IS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저지른 것과 똑같은 행동이었다"며 "IS의 소행이라고 100%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IS가 아프간에 진출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증거는 없는 상태지만 IS가 점차 아프간에서 세를 넓혀가고 있다는 점만은 분명해보입니다.

모하메드 알리 아마디 가즈니 부지사는 "탈레반으로 활동했던 반군전사들이 최근에 IS 명의를 내건 채 검은색으로 바뀐 깃발을 들고 가즈니 지방에서 활동중"이라고 전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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