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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불황 스페인, '만 원짜리 복권으로 집 급매' 묘안까지

입력 : 2015.04.07 13:32|수정 : 2015.04.07 13:32


"10유로(약 1만2천 원)짜리 복권 한 장으로 거실 4개 집을 장만하세요." 경제위기로 극심한 부동산 침체에 시달리는 스페인의 한 집주인이 집이 팔리지 않자 10유로 복권을 발행해 집 판매에 성공,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스페인 발렌시아에 사는 페페 볼루마르(35)는 2년 전 상속 받은 집을 9만 유로(약 1억 원)에 내놓아도 집을 보러 오는 사람조차 없자 가족회의를 열어 집을 걸고 복권을 팔자는 묘안을 짜냈습니다.

1년 기한의 프로젝트에 착수한 그의 가족들은 그러나 세무당국 관리들과 무수한 투쟁을 벌이는 등 관료주의의 높은 벽을 절감한 끝에 스페인 최초로 '복권을 이용한 주택판매 1호' 기록을 세우게 됐습니다.

그는 복권에 당첨되면 집 한 채를 주겠다며 10유로짜리 복권을 만들어 처음에는 가판대에서, 이후에는 자체 웹사이트에서도 팔기 시작했습니다.

'복권으로 집 장만' 뉴스가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을 통해 널리 퍼지면서 복권은 총 3만2천 장이 팔렸습니다.

구매자 대부분은 스페인 사람이었지만, 캐나다, 호주, 미국인도 적지 않게 사는 등 국제적 관심이 쏟아졌습니다.

미국 플로리다, 영국 등지에서는 관심이 있는 사람 여럿이 전화로 문의를 해왔습니다.

집주인에게 퇴거조치를 당했다거나, 경제적 어려움으로 꼭 당첨이 돼 집을 장만해야 한다는 가슴 아픈 사연을 전해온 사람도 있었습니다.

3만2천대 1의 복권 당첨 현장에는 당첨 공을 뽑는 회전식 추첨기는 물론 공정한 추첨을 위해 공증인도 입회했습니다.

결국 복권 판매 매출액은 32만 유로에 달해 원래 집값에 복권 발행비와 서버 등 온라인 판매 등을 위한 각종 비용을 제하고도 1만 유로 이상의 수익이 남았습니다.

이번 복권 발행이 큰 인기 속에 대성공으로 끝나자 볼루마르는 복권으로 집을 파는 데 관심이 있는 사람들 상대로 정기적으로 전화 상담을 하고 웹사이트도 계속 운영하는 등 안내를 해줄 계획입니다.

지난 1년간 꼬박 에너지를 쏟은 이 사업이 2번째 직업이 된 셈입니다.

이번에 팔린 그의 집은 면적이 141㎡이고 주변 환경도 성벽 등 중세 도시의 자취가 남아 있는 멋진 곳이라고 가디언은 전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또한 스페인의 침체 부동산 경기를 살리는 데에도 효과적인 방법인 것으로 판명났다고 가디언은 덧붙였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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