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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도 매료된 채플린의 코미디"…'위대한 독재자' 비하인드

김지혜 기자

입력 : 2015.04.07 13:20|수정 : 2015.04.07 13:20


찰리 채플린의 첫 유성영화인 '위대한 독재자'가 오는 16일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을 개봉을 확정 지은 가운데 영화만큼이나 재밌는 뒷이야기가 공개돼 눈길을 끈다.

'위대한 독재자'는 평화를 사랑하는 평범한 이발사 찰리와 세계 정복을 꿈꾸는 악명 높은 독재자 힌켈이 펼치는 코믹 풍자극. 영화 역사상 최고의 희극배우이자 20세기 가장 위대한 천재 아티스트로 손꼽히는 찰리 채플린의 첫 유성영화이자 예술가로서 채플린의 놀라운 창의성과 천재성을 보여주는 명작이다.

이미지◆ 채플린의 팬 히틀러 '위대한 독재자', 몰래 보다

'위대한 독재자'는 1940년 개봉 당시 나치 독일과 그 점령국가들에서 상영이 금지됐다. 그러나 오랫동안 채플린의 팬이었던 히트러는 포르투칼에서 몰래 필름을 들여와 자기 방 안에서 연속으로 두 번이나 이 영화를 감상했다.

훗날 이 사실을 알게 된 채플린은 "그가 무슨 생각을 했을지 죽도록 궁금하다"고 한다. 이후 백방으로 수소문해 보았지만 그 때는 이미 히틀러가 권총 자살을 한 후였다. 히틀러 외에 독일에서 '위대한 독재자'를 본 사람들은 뜻밖에도 독일 군인이었다. '푸른 리본단'이라는 반히틀러 저항단체가 독일군을 위한 단체 영화감상 시간에 필름을 바꿔치기 해 이 영화를 틀었고, 친위대가 총을 쏘며 상영을 중지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미지◆ 채플린은 유태인? "나치에 반대하고 모두 유태인은 아냐"

채플린이 유태인이라는 소문은 그가 유명해지기 전부터 파다했다. 어느 기자가 이것이 사실인지를 묻자 채플린은 "나는 그런 행운을 가지지 못했다"고 답했다고 한다. '위대한 독재자'에서 유태인 역할을 맡은 채플린은 직접 영화관을 빌려서 상영하는 한이 있더라도 이 영화를 완성시키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이 영화에 집착하는 것이 유태인 때문이 아니냐는 시선에 대해서는 "나치에 반대한다고 해서 모두 유태인인 것은 아니다. 정상인이라면 모두 나치에 반대한다"고 힘주어 말했다고 한다.
이미지◆ 무솔리니 부인이 싫어한 영화, 2002년에서야 이탈리아 개봉

'위대한 독재자'는 1938년 나치 독일의 오스트리아 합병에 관한 국제 정세를 코믹하게 묘사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오스테를리히국은 오스트리아, 박테리아국은 이탈리아, 나폴로니는 이탈리아의 독재자 무솔리니로 치환해 해석할 수 있다.

무솔리니 부인은 남편을 우스꽝스럽게 패러디한 극중 나폴로니 캐릭터 때문에 이 영화를 매우 싫어했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까닭에 이탈리아에서는 무솔리니의 부인이 사망한 후 2002년에서야 공개될 수 있었고, 스페인에서는 독재정치로 악명을 떨쳤던 프란시스코 프랑코가 죽은 후인 1975년에야 영화가 개봉될 수 있었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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