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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째 '나홀로 수업'…국토 최남단 제주 마라분교

입력 : 2015.04.07 09:27|수정 : 2015.04.07 09:27


대한민국 국토 최남단인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의 가파초등학교 마라분교.

이 학교의 전교생은 6학년 김영주(12)군 1명뿐입니다.

영주 군은 지난해 2월 친구이자 선배로서 학교생활을 함께하던 정수현 양이 졸업한 이후 마라분교의 유일한 학생이 됐습니다.

친구도, 선·후배도 없어 쓸쓸하지만 올해 마라분교에 부임한 오동헌 마라분교장이 학교생활을 살뜰히 챙겨주는데다 영주 군의 어머니인 김은영(45)씨가 학습보조강사로 수업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정규 수업 말고도 영어와 피아노, 검도 강사가 일주일에 1번씩 마라도에 들어와 방과후교실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까지는 서귀포경찰서 마라치안센터 의경 대원들이 영주에게 미술과 컴퓨터를 가르쳐주고 함께 축구도 하는 재능 기부를 하기도 했습니다.

마라도에는 초등학교밖에 없기 때문에 영주는 내년 2월 졸업 후 고모가 사는 제주시의 중학교에 진학할 계획입니다.

1958년 개교한 마라분교는 학생 수가 많을 때는 20여 명에 이르기도 했으나 1990년대 들어 한자릿수에 머물고 있습니다.

1995년, 2000년, 2007년에 이어 지난해 네 번째로 나홀로 학교가 됐습니다.

졸업생도 1992년까지는 매년 꾸준히 배출하다 1996년 2명, 2001년 1명, 2002년 1명, 2007년 2명이 졸업한 데 이어 지난해 2월 89번째 졸업생을 배출했습니다.

주민등록에 올라있는 마라도 인구는 100여 명이지만 실제 거주하는 사람은 60∼70여 명 정도입니다.

이 가운데 내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할 나이의 어린이가 없어서 영주 군이 졸업하면 당분간 학교 문을 닫아야 할 처지입니다.

마라도뿐 아니라 '섬 속의 섬'인 가파도, 비양도, 추자도 등 제주 부속섬의 학교들도 학생 수 감소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에 이석문 제주교육감은 지난 3월부터 부속섬의 학교를 직접 방문해 섬 지역 작은 학교 살리기 대책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영주 군의 어머니 김 씨는 "마라도에 4∼6살 아이들이 일부 있으니 병설유치원을 운영하면 초교 진학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며 교육감이 마라도를 찾으면 이런 점을 건의해볼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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