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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전쟁평가 뒤집으려는 역사인식 가감없이 드러내"

입력 : 2015.04.06 18:03|수정 : 2015.04.06 18:03

신주백 교수 '日 교과서·외교청서 독도왜곡 심포지엄'서 주장


일본이 6일 발표한 중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는 일본이 전쟁 성격에 대한 평가를 뒤집으려는 역사 인식을 가감없이 드러냈다는 비판이 나왔다.

신주백 연세대 교수는 오는 7일 경북대에서 열리는 '일본 교과서 및 외교청서 독도왜곡 대응 학술 심포지엄'에서 '한·일 중학교 역사교과서에서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과 전후처리'를 주제로 발표한다.

신 교수는 주제 발표에서 "일본이 교과서에 중일전쟁을 일으킨 것을 부정하고 일본이 여러 나라의 독립을 도와주었다는 내용을 추가한 점을 예를 들어 일본이 전쟁 평가를 뒤집으려는 역사인식을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이 발표에 따르면 1937년 중·일전쟁을 일으킨 나라는 일본인데 일본 지유사가 출판한 교과서 232쪽에는 이 같은 기본적인 전제는 무시한 채 1939년 일본이 '화평공작'을 시도했지만 코민테른의 확전 방침 때문에 실패했다는 점을 표시했다.

일본이 인도와 동남아 여러 나라의 독립을 도와줬다는 내용을 칼럼 형식으로 추가하기도 했다.

이쿠호샤(대동아전쟁과 아시아의 독립), 지유샤(열강의 식민지와 아시아의 민족운동)의 교과서가 대표적이다.

2012년판에는 없던 내용을 새로 추가한 것이다.

지유사의 교과서는 "1952년 4월 28일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이 발효돼 일본은 독립을 회복했다. 독립 후 일본은 전장으로 만든 아시아 여러 나라에 배상했다"고 기술하기도 했다.

신 교수는 이 같은 교과서 내용은 일본이 치른 '대동아전쟁'이 침략전쟁이 아니라 해방전쟁이었다는 점을 드러내는 접근법이라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한국 중학교 역사 교과서에는 샌프란시스코강화조약을 거의 언급하지 않고 대부분 교과서는 1955년 반둥회의를 1950년대 국제정세에서 가장 큰 비중으로 다루고 있다"며 "그러나 일본 중학교 역사 교과서에는 일본이 '독립을 회복'하고 '국제사회에 복귀'한 전환점으로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이 자리매김 돼 있기 때문에 매우 비중 있게 다뤄왔다"고 설명했다.

일본 중학교 교과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동경서적 교과서에서는 일본의 영토를 둘러싼 문제와 접근을 다루면서 '죽도'를 일본의 고유 영토로 기술했고 제국서원의 교과서도 마찬가지다고 했다.

신 교수는 "일본이 미국을 공격했다는 사실 자체를 인정하는 대신 '해방전쟁'(특히 독립을 지원했다)이란 대칭논리로 침략성을 약화시키거나 부인하려 할 것"이라며 "자신들의 역사관, 달리 말하면 한국에서는 흔히 우익적인 역사관이라고 말하지만 보통 일본인이 품고 있는 역사인식을 가감없이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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