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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포탄 날아올지 불안'…포천 사격장 주민 항의집회

입력 : 2015.04.03 13:06|수정 : 2015.04.03 13:07


"언제 포탄이 날아올지 몰라 불안한 마음으로 하늘만 쳐다보고 산다."

오늘(3일) 오후 1시 경기도 포천시 미8군 영평사격장(로드리게스 훈련장) 입구에서 영평·승진사격장 대책위 회원들과 인근 마을 주민들이 집회를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이후 사격장 너머 마을인 영북면에서만 세 차례 도비탄 사고가 나 주민들이 불안에 떠는데도 뚜렷한 대책이 나오지 않자 항의하기 위해서입니다.

도비탄은 총알이나 포탄이 바위나 단단한 물체에 맞고 엉뚱한 곳으로 튕겨나간 것을 말합니다.

주민들은 ▲도비탄 사고 위험 등 사격장 인근 마을에 대한 안전대책 강구 ▲ 야간사격 중지 ▲ 도비탄 사고 및 소음, 분진 피해 보상 ▲대책 마련 때까지 사격 중단 등을 주장했습니다.

김광덕 대책위 사무국장은 "소음·분진·산불 등 어려움을 참고 살았지만 언제 포탄이 머리 위로 떨어질지 모르는 두려움 속에서 살 수는 없다"며 "안전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결국 사격장이 폐쇄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장동명 영북면 이장협의회장도 "우리나라 안보 때문에 사격장을 없앨 수 없다면, 마을을 다른 안전한 곳으로 옮겨달라"면서 "그에 앞서 60여년 간 참고 살아온 것에 대한 적절한 보상도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지난 28일 사고가 날 때 집에 계시던 어르신들이 부들부들 떨고 계시는 걸 병원으로 모셨다"면서 "이제 주민들은 훈련만 시작되면 하루하루가 불안하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8일 오후 포천시 영북면 야미리 김 모(76)씨 집 지붕에 미군의 105㎜ 대전차 연습탄이 떨어져 건물을 파손시킨 후 인근 밭으로 튕겨나갔습니다.

또 22일에도 영북면 소회산리의 주택가 인근 소나무밭에 미군 105㎜ 대전차 연습탄이 영평사격장에서 날아와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군 사격 훈련 중 영북면의 한 에어컨 설치업체 사무실에 천장을 뚫고 날아든 총알이 유리창을 관통해 바깥에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영평사격장은 영중면 일대 약 1천322만㎡ 규모로, 아시아에서 가장 큰 미군 훈련장입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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