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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4인 가족 휴대폰 기본요금만 매년 50만 원, 왜 내야?"

입력 : 2015.04.03 10:50|수정 : 2015.04.03 10:54

대담 : 참여연대 안진걸 협동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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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매달 통신비 부담, 만만치 않죠? 숨어있는 요금이라고 불리는 휴대전화 기본요금을 폐지하자는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요금 거품을 빼고, 또 가계통신비 인하에도 큰 도움이 될 거라는 주장인데요. 관련 법안을 입법 청원한 참여연대 안진걸 협동사무처장과 휴대전화 요금, 꼼꼼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처장님, 나와 계시죠?

▶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참여연대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휴대전화 기본요금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건 아니라면서요?

▶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참여연대

다른 나라들도 있었다고는 하는데, 제가 최근에 조사해보니까, 미국이랑 독일 같은 데를 조사해 보니까 기본요금이 기본적으로 없는 것으로 이렇게 확인됐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요? 

▶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참여연대

그러니까 가입비는 일부 옛날에 있었죠. 그러나 통화한 만큼만 받아도 이윤이 남잖아요. 원래 다 통화요금에 이윤이 나와 있기 때문에 특별히 기본요금을 걷는 데가 없는 것으로 지금 저희는 확인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저 같은 사람은 사실 기본요금이 있었나 싶기도 해요. 잘 모르고 있었는데 말이죠.

▶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참여연대

왜 그렇게 됐냐 하면 숨어버리게 된 게, 예전에는 '표준요금제'라고 해서 한 달에 12000원씩 다 내셨어요. 얼마 전까지. 지금은 이제 600만 명 정도밖에 안 남아있습니다. 5800만 명 정도가 가입자인데 600만 명 정도만 표준요금제를 내고, 대부분 초고액의 단말기를 구입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전용요금제를 선택하게 됐잖아요?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69 요금제' 이런 식으로. 

▶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참여연대

예예. 그때 가장 많은 우리 국민들이 어쩔 수 없이 강요받은 게 스마트폰 54요금제, 64요금제. 그 다음에 LTE 폰은 62요금제, 69요금제, 72요금제 이런 식으로 되어있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기본요금은 없고, 그냥 '아 내가 처음부터 사용량이 일부 주어진 정액요금제인가보다.' 하는데요. 바로 그 정액요금제에도 표준요금 11,000원 기본요금이 포함돼 있는 것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숨어있는 요금'이라고 불리는 거네요? 

▶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참여연대

예, 맞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기본요금이 폐지되면 어쨌든 한 달 요금에서 한 11,000원 정도는 절약이 될 수 있겠네요? 

▶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참여연대

맞습니다. 지금 이동통신 3사에서 가입비를 폐지했다고 막 되게 생색을 냈잖아요, 얼마 전에?

▷ 한수진/사회자:

예, 지난달 31일자인가요? 완전히 폐지된 거죠?

▶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참여연대

예, 지금 가입비 부담 느끼는 우리 국민들 누가 있습니까? 왜냐하면 대부분은 이미 가입이 되어계시지 않습니까? 신규가입하거나 번호이동하는 분들이 있는데, 신규가입은 거의 없고, 이제 번호이동하는 분들이 일부 있는 건데, 가입비도 이미, 가입비는 거의 가계통신비 절감기능이 없고요. 제일 핵심은 어쨌든 집집마다 한 통화도 안 써도, 받기만 해도 내게 되는 11,000원의 추징요금제, 기본요금을 정책적으로 없애야 된다, 이런 여론이 지금 엄청 힘을 얻고 있는 것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통신비 부담 줄이려면 이게 핵심이다, 기본요금이 핵심이라는 말씀이시네요?

▶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참여연대

맞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기본요금, 통신사 입장에서는 포기할 수 없는, 꼭 받아야 하는 이유도 있을 것 같은데요? 

▶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참여연대

기본요금이 1년 매출의 무려 7조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 부분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인데요. 근데 잘 보시면 작년에만 이동통신사가 마케팅비로 9조 가까이 냈거든요? 마케팅비 써야죠. 당연히 일부 써야 되지만, 엄청난 마케팅비를 사용하면서, 사실 기본요금보다 더 많이 썼잖아요. 만약에 이상적으로 마케팅비를 9조에서 2조만 쓰고 7조를 아꼈다, 그러면 기본요금 전격 폐지가 되는 것이거든요. 

그리고 단통법 때 정부에서 맨날 이야기하는 게 '보조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통신요금 인하 여력이 발생할 거다'라고 이야기하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마케팅 비용을 줄이지 않았고, 또 설령 줄였다 하더라도 그것이 기본요금 폐지와 통화요금 인하로 연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은 법 제도적으로 기본요금 폐지를 강조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저희가 우상호 의원하고 다음 주에 기본요금을 폐지하는 법안을 발의하게 됐고. 이미 참여연대는 청원안을 국회에 제출해놓은 상황입니다. 정말 가계통신비가 집집마다 4인 가구라 하면 30-40만 원 나옵니다. 이걸 이렇게 방치해선 안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7조'라는 말씀 하셨는데, 어마어마하네요?

▶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참여연대

맞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근데 뭐 통신사들이 '7조 생기니까 포기할 수 없다.' 이렇게 말하진 않을 거 아니에요. 무슨 명분이 있을 거 아니에요?

▶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참여연대

아무래도 계속, 스마트폰에서 LTE폰으로 갔잖아요? 그때 또 비용이 들었다, 또 최근에 LTE폰에서 무슨 광대역A니 뭐니 이런 식으로 계속 이야기하지 않습니까? 계속 투자비용이 든다는 건데, 자 그 부분은 이렇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새로 투자한 비용은 항상 그럼 기본요금은 받아내야 되는 것이냐. 만약에 지금 방금 우리 저기 아나운서께서 쓰시는 69요금제에서 11,000원을 빼도 58요금제가 되잖아요? 

그리고 여기에서 하나. 항상 이동통신 3사들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부가세 빼고 요금제를 고시합니다. 요즘엔 고급식당에서도 그렇게 안 하잖아요. 그러니까 요금이 별로 안 비싼 것처럼 보이는데. 거기에다 부가세 10%하면 사실은 요금이 더 몇 만 원이 더 붙지 않습니까? 만 원 가까이가.

어쨌든 69요금제에서 11,000원 빼보면 58요금제인데, 그러면 집집마다 네 명만, 네 집만 해도 44,000원의 요금이 한 달에 빠지기 때문에 굉장히 도움이 되잖아요. 우리 국민들 뭐 포인트 10원, 20원 주는 데 이런 데까지 막 쫓아다니시면서 소비도 하고 돈도 아끼려고 하시는데. 

그러면 이동통신 3사에서 69요금제가 58요금제가 되면 이윤은 일부 줄어들겠지만 안정적인 수익이 없어지나? 결코 그렇지 않다는 거죠. 그러니까 기본요금을 폐지해도 이동통신 3사가 새로이 투자하는 게 불가능은 결코 아니다, 그건 이동통신 3사도 아마 속으로는 다 인정할 것입니다. 그러니까 작년 기준으로 영업이익만 2조가 넘었습니다. SK텔레콤만 1.6조가 넘는 순이익을 기록했거든요? 그러니까 순이익이 일부 줄어드는 거죠. SK텔레콤의 순이익이 1.6조에서 만약에 1.4조로 줄어들었다. 그래도 엄청난 순이익입니다. 1.4조 원 나오는 기업 거의 없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그러니까 지금 '기존망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그 비용으로 쓰인다, 시설투자비로 쓰인다.' 이게 통신사들의 주장인데요. 이게 별로 설득력이 없다, 이런 말씀이세요?

▶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참여연대

예. 지금에 와서는 대규모로 망 투자된 초기가 다 지났지 않습니까? 이게 1980년대 후반부터 이동통신업이 시작됐고 벌써 25년, 30년 가까이 흘렀습니다. 이미 망은 다 깔려있고요. 그리고 망 까는 비용도, 한국통신만 해도 원래 전화국이었잖아요. SK텔레콤마저도 한국이동통신 공기업이었습니다. 그것을 쉽게 말해서 헐값에 특혜매각 받아가지고 떼돈을 벌기 시작한 거거든요. 그래놓고는 자기들이 투자하니까 기본요금을 왕창 받아야겠다? 이건 굉장히 부당한 처사이고. 

그 다음에 정말 재미있는 얘기를 해드리면, 그리고 망 깔 때부터 초기비용은 사실은 원래 그것도 국민 재산이었을 뿐만 아니라 가입비도 엄청 냈어요. 예전에 가입비 얼마나 많이 냈냐면 5만 원씩 냈습니다. 다들 기억하실 거예요. SK텔레콤이 1997년도에는 무려 7만 원을 받았고요. KT하고 U플러스도 새로 시작하면서 5만 원씩 받았었거든요? 2만 원의 보증보험료도 따로 냈었고? 예전에 80년대 중반에 SK텔레콤이 처음으로 한국이동통신 공기업을 받아갖고 시작할 때, 그때 설비비랑 포함해갖고 총 116만 원 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하.

▶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참여연대

그게 이제 기억나시는 분들 있을 거예요. 당시에 '벽돌폰'이라고 들고 다니면 '와, 저 사람 엄청 부자다. 가입비만 100만 원이라는데.' 저도 그런 기억이 나거든요. 그때 가입비로 이미 망 까는 비용을 엄청 낸 겁니다. 우리 국민들이. 지금 우리 국민들 대부분이 예전에 5만 원, 7만 원씩 냈습니다. 그러니까 이미 기여를 엄청 한 거거든요. 가입비로 그렇게 많이 가져갔으면 기본요금 진작 폐지했어야 되는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해외에서도 별로 남아있지 않다는데 말이죠. 물론 뭐 나라마다 사정이 다르긴 하지만 말이죠. 관련 법안이 다음 주에 발의가 된다는데, 국회 분위기는 어떤 것 같아요? 

▶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참여연대

야당 의원들은 매우 적극적이고, 여당 의원들의 상당수도 통신 3사의 순이익 추이가, 계속 영업이익만 이동통신 3사가 2조가 넘고, SK텔레콤만 해도 1.6조가, 순이익만 1.6조가 넘고 단통법 때문에 통신3사의 수익이 개선되고 있다는 전망이 계속 나오고 있거든요? 이번에 특히 올해 1/4분기에는 수익이 대폭 개선될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동통신 3사가 그걸 숨기려고 해요. 왜냐하면 그게 알려지면 우리 국민들이 '인하해라' 난리가 날 것 같으니까 그런 건데. 소비자들도 우리 이동통신3사들이 잘 나가고 돈 많이 벌면 좋지, 그냥 망하길 바라는 사람들 결코 아니잖아요.

▷ 한수진/사회자:

합리적으로 하자는 거죠. 

▶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참여연대

적정이윤 정도만 받고 이제는 우리 국민들이 5천 7,8백만이나 가입돼있는데, 박리다매도 충분히 가능한 구조가 되지 않았습니까. 대폭인하하자는 거고. 야당이 발의하고 우상호 의원이 야당 미방위 간사인데요. 여당에서도 동의해주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알겠습니다. 어떻게 되는지 좀 지켜봐야 되겠네요. 말씀 듣고 보니까 휴대전화 요금, 매달 꼬박꼬박 나가는 돈인데 우리가 좀 무심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혹시 또 챙겨봐야 할 점, 간단하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요? 

▶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참여연대

예예. 단통법 6개월이 됐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는데 정부에선 계속 자화자찬입니다. 통신요금 요금 가입이 점점 저가요금제로 이동하고 있다고 그러는데. 그건 사실 단통법의 효과라기보다는 통신요금 너무 비싸니까 도저히 견딜 수 없는 국민들이 정액요금제 수준을 낮추고 있는 거라고 봐야 되고요. 

그 다음에 가장 결정적인 게 '아르푸(ARPU)'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이게 개인당 매출액이거든요? 그 동안 우리나라 다른 나라의 모든 아르푸, 그러니까 이게 박리다매가 가능해지고 기술이 발전하면 보통 요금이 다 내려가지 않습니까. 다른 서비스는 다 그렇게 내려갔는데 유일하게 한국은 통신서비스 요금이 급증하고 있는데. 알고 봤더니 아르푸도 우리나라만 계속 상승하고 있어서 이제 1인당 4만 원대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오늘은 여기까지 말씀을 들어야 되겠어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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