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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한국 애니들, 中 CCTV14 통해 1억 시청자 겨냥

최호원 기자

입력 : 2015.04.03 10:40|수정 : 2015.04.03 10:40


  국내 애니메이션 업체 '스튜디오 더블유 바바'가 만든 TV시리즈 애니메이션 '마스크 마스터즈(Mask Masters)'가 이달 중순부터 중국 CCTV 산하 14번 어린이채널(이하 CCTV14)에서 방영됩니다. CCTV14는 하루 1억 명 이상이 시청하는 어린이 전문 채널로 한국 'TV시리즈' 애니메이션이 CCTV14에서 방영되는 것은 마스크 마스터즈가 처음입니다. (지난 2013년 로이비쥬얼의 '로보카 폴리'가 역시 CCTV14에서 방영되긴 했는데요. 그 때는 어린이 프로그램 안에서 1회 5분짜리 교통안전 캠페인 26편이 방영됐습니다.)마스크 마스터즈
  마스크 마스터즈는 동양 사상을 기반으로 주인공 어린이들이 12지신의 캐릭터들과 대결해나간다는 내용입니다. 뽀로로, 라바, 로보카 폴리 등 국내 애니메이션들이 대부분 유아물인 것과 달리 마스크 마스터즈는 9-12세 어린이를 겨냥한 이른바 '보이 액션'(boy action)물입니다. 이 연령대는 애니메이션 산업 가운데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끈 미국의 '닌자고', '아이언맨', '겨울왕국' 등도 모두 이 연령대를 겨냥하고 있죠. 마스크 마스터즈는 중국 CCTV에서 방영된 뒤, 중국 내 주요 성(城) 방송국에서도 순차적으로 방송이 될 예정입니다. 

 헬로 카봇의 제작사이기도 한 스튜디오 더블유 바바는 지난 2년여간 CCTV14에 들어가기 위해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였는데요. 무엇보다 중국 애니메이션 및 장난감 캐릭터 시장이 우리 돈으로 9조 원 규모에 이르기 때문입니다. 역시 중국 어린이들의 인기를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은 TV방영이고요. 가장 많은 1억 여명의 시청자를 가진 채널이 바로 CCTV14입니다. CCTV14에 나오면 이어 각 성(城) 방송국에서도 방영 요청을 해온다고 합니다.CCTV14  당장 로보카 폴리 제작사인 로이비쥬얼도 CCTV14 방영을 다시 한 번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번엔 교통안전 캠페인이 아니라 정식 TV시리즈물로 시즌1을 방영할 계획입니다. CCTV 측과 협의가 잘 되어서 마스크 마스터즈에 이어 올 상반기 중 방영이 유력하다는 소식입니다. 또 다른 국내 업체인 코안스튜디오의 짧은 애니메이션 '스페이스 정글'(1편 2분 30초 총 52화)도 이달 중 CCTV14 방영 예정입니다.
  
  '뽀로로'의 아이코닉스는 아직 TV 방영 소식이 없네요. 아이코닉스도 2012년 중국 지사를 설립하고 중국 시장 진출을 타진해왔는데요. 2013년에는 '뽀로로 극장판-슈퍼썰매 대모험'을 중국 6000여 개 극장에서 개봉했죠. 극장 수입은 기대보다 적었지만, 중국 내 인지도는 크게 높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밖에 베이징과 충칭에 개설한 대형 키즈카페 '뽀로로 파크'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중국 진출을 시도 중인 국내 애니메이션 업체들에겐 적지 않은 고민이 있습니다. 바로 장난감과 캐릭터 상품 개발입니다. 미국의 디즈니 등 대형 업체들은 애니메이션 기획단계부터 장난감과 캐릭터 상품을 개발하죠. 장난감 제작을 위해 등장인물 디자인을 수정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국내 중소 애니메이션 업체에겐 쉽지 않은 일입니다. 

 당장 투자자를 구해 애니메이션 작품 자체를 완성하는 일도 벅찹니다. 그러다 보니 장난감이나 캐릭터 상품 개발에 매달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수출국 현지에서 장난감을 판매하는 일은 더욱 어렵죠. 미국의 닌자고나 아이언맨은 중국 장난감 업체들이 너도나도 라이센스를 사서 만들고 유통합니다만, 한국 애니메이션의 장난감이나 캐릭터 상품 개발에 나서는 현지 업체를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CCTV14 방영만으론 돈이 되지 않습니다. 방영료도 굉장히 적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결국 어려워도 장난감과 캐릭터 상품을 같이 준비해야 합니다. 로보카 폴리의 경우 홍콩 최대 장난감 회사 실버릿(Silverlit)을 통해 중국 본토 장난감 시장에 진출한 상태입니다. 이미 장난감이 준비돼 있으니 CCTV14 방영에 큰 기대를 걸고 있겠죠. 다른 회사들도 중국 장난감 회사들과 계속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최근 국내 애니메이션의 수출액이 조금씩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국내 중소 애니메이션 업체들이 해외에서 작품 자체뿐 아니라 장난감과 캐릭터 상품을 통해서도 큰 수익을 낼 수 있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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