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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오는 19금 파리 '크레이지 호스' 누드쇼 가보니

입력 : 2015.04.03 08:34|수정 : 2015.04.03 08:38


이달 국내에서 누드 쇼 '크레이지 호스 파리'가 첫 공연됩니다.

물랭루주, 리도 쇼와 함께 프랑스 파리를 대표하는 3대 쇼의 하나인 크레이지 호스의 상설 극장은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부근에 있습니다.

소규모 무대에 250석의 좌석을 갖추고 있는 소극장 형태입니다.

100유로(약 12만 원)를 넘는 비싼 입장료 때문인지 젊은이는 없고 나이 지긋한 커플이나 주로 중국 관광객이 자리를 가득 메웁니다.

크레이지 호스는 파리 3대 쇼 가운데 가장 노출 수위가 높아서 국내에서도 19금 등급으로 공연을 허가받았습니다.

그러나 여성 무용수들의 가슴 등이 시종일관 노출되는 쇼이지만 끈적끈적하거나 야릇한 분위기는 느껴지지 않습니다.

10여 개의 짧은 단막극 형식으로 구성된 공연의 첫 번째 소재는 영국 왕실 근위대입니다.

무대 막이 좌우로 열리면 여성 무용수 12명이 근위병의 상징인 털모자를 쓰고 나체로 등장합니다.

하체는 금속 줄의 팬티로 일부 가렸을 뿐입니다.

170㎝ 정도 키에 하이힐을 신은 여성들이 좁은 무대에 꽉 들어차 행진하거나 좌향좌, 우향우를 반복하면서 자신들의 몸을 보여줍니다.

늘씬하고 균형 잡힌 백인과 흑인 여성 몸 위로는 스캐너의 빛과 같은 막대 조명이 지나가면서 신비감을 더합니다.

근위대라는 콘셉트에 맞춰 힘찬 행진곡이 흘러나와 몸이 자연스럽게 들썩여집니다.

앙드레 데상베르그 크레이지 호스 파리 대표는 크레이지 호스 쇼를 "선정적인 것이 아니라 관능적인 쇼"라고 정의합니다.

지금까지 접해 본 적이 없는 전위적인 무대 조명과 주제와 맞아떨어지는 음악, 여성들의 관능미가 잘 조화된 것을 보면 이 작품이 단순한 스트립쇼가 아니라 1950년대 전위예술가 알랭 베르나댕이 처음으로 만든 작품이라는 사실을 다시 떠올리게 됩니다.

여성의 몸이 소재이자 주제인 공연이라 여러 방법으로 여성의 몸을 부각해 보여줍니다.

그림자극 형식으로 여성의 실루엣만을 보여주기도 하고 스트립쇼에 등장하는 봉이나 의자 등의 소품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또 채찍을 든 여성이 모형 말을 타고 신음하는 장면 등으로 성행위를 은유적으로 표현합니다.

이 공연에서 유일한 남성인 쌍둥이 형제의 탭댄스도 눈길을 끕니다.

형제와 함께 이들을 닮은 여러 그림자가 무대 배경으로 등장해 '타닥타탁타닥' 군무를 출 때 관객들은 절로 감탄사를 연발합니다.

서울에 가는 공연은 공연그룹 '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 쇼 '아이리스' 연출가로 유명한 안무가 필립 드쿠플레가 가장 뛰어난 '크레이지 호스 파리' 레퍼토리를 선별해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했습니다.

이 공연은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여배우 메릴린 먼로, 스칼렛 요한슨, 가수 비욘세,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등 세계 유명 인사들도 관람한 뒤 격찬했습니다.

1951년 프랑스 전위예술가가 이런 새로운 예술 장르에 도전했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아이돌 가수의 화려한 공연과 영화 등으로 강한 자극에 이미 노출된 한국 관객에게 다소 덜 야하고 예술적인 이 프랑스 공연이 얼마나 관심을 끌지 주목됩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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