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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남미영화제 통해 본 '이베로 아메리칸 시네마'의 현주소

김지혜 기자

입력 : 2015.04.02 15:45|수정 : 2015.04.02 15:45


'이베로아메리칸(Ibero-American: 스페인어권)' 영화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었던 '한중남미영화제(Latin Film Fest in Busan 2015)’가 30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8일간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폐막했다.

이번 영화제는 국내에서 개최된 중남미 관련 행사 중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 ‘2015 미주개발은행(IDB) 및 미주투자공사(IIC) 연차총회’를 기념하여 마련되었으며, 기획재정부와 부산광역시가 공동주최하고 한중남미협회, 영화의전당, 부산국제영화제가 공동주관했다.

부산 벡스코에서 나흘간 연차 총회가 열리는 동안, 영화의전당에서는 영화, 미술, 사진, 라틴댄스 등 ‘한중남미 문화교류주간’의 다채로운 무료행사가 중남미와 친숙해지는 뜻깊은 기회를 제공하며 폭발적인 호응을 끌어냈다.

개막작 '소피아와 고집 센 남편'(콜롬비아/페루)을 필두로 최근 칸, 베를린, 선댄스 등에서 수상한 중남미영화의 저력과 지리적 문화적 토양을 확인할 수 있는 10편의 영화들이 엄선되었으며, 한국영화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화제작 5편('자유의 언덕', '국제시장', '해무', '한공주', '신세계')과 함께 상영돼 연일 매진 사례를 빚었다. 평균 좌석점유율은 92%로, 개막일 오전 첫 회 상영작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영화가 빈 자리를 찾기 어려울 만큼 성황을 이뤘다.

인문학자들의 중남미문화에 대한 특별 강연(씨네토크), 영화전문가들의 영화에 대한 해설(해설이 있는 영화) 등 35회의 영화 상영 외에 특별한 부대행사도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고른 연령대의 남녀노소 관객들은 영화가 끝난 후에도 늦은 시간까지 자리를 지키며 전문가의 해설에 귀를 기울였다.

관객들은 우석균 교수(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의 씨네토크 ‘남미음악기행’을 통해 비올레타 파라, 메르세데스 소사, 빅토르 하라, 아타왈파 유팡키 등의 음악을 들으며 노래에 사회상이 반영되는 중남미 음악의 특성을 알게 되었고, 장혜영 교수(부산외대 스페인어과, 철학박사)의 씨네토크 ‘가족, 사회, 지역 – 영화 속의 중남미 사람들’을 통해 우리와 유사한 가족중심적 정서에 동질감을 느끼는 한편, 영화 속에서 왜곡되거나 과장되어 온 중남미 사람들에 대한 오해를 풀고 그들의 진정한 모습을 발견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또한, 강내영, 박진형, 옥미나, 양영철, 황혜림 등 5인의 영화전문가들이 총8회의 ‘해설이 있는 영화’ 행사를 진행하며 영화를 보고 난 관객의 이해를 도왔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과 베를린 영화제에서 각각 멕시코와 칠레, 과테말라의 영화가 주요부문에서 수상한 사실이 입증하듯이 현재 중남미 영화는 세계 영화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8일간의 영화축제는 멀게만 느껴지던 중남미로 향한 길을 활짝 열었다.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확대하면서 한국과 중남미간의 문화교류는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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