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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 안 맞으면 탈락"…'연애 재수생'까지 등장

김민영

입력 : 2015.04.02 17:03|수정 : 2015.04.02 17:03


출처 = 아무나만나지않는다 블로그 캡처사진

한 모바일 앱의 사용법을 설명하는 온라인 글입니다. 이 앱에서는 사용자가 올린 사진을 심사해 합격 또는 탈락시키는데, 탈락자에게 다시 도전하라며 '불합격자 유형'을 알려주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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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아무나만나지않는다 블로그 캡처사진

심사의 기준이 되는 프로필 사진은 너무 가까이 찍어도 안 되고, 깔끔하지 않아도 감점 요인이 됩니다. 스마트폰으로 얼굴을 가리거나 눈을 가리는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도 삼가라고 충고합니다. 프로필에 입력하는 자기 소개 문구도 정확하고 진실되게 쓰라고 덧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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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아무나만나지않는다 블로그 캡처사진

이렇게 까다롭게 심사가 이루어지는 곳은 도대체 어디일까요? 바로 아만다(아무나 만나지 않는다)라는 이름의 소개팅 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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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조선일보

신입회원이 사진을 올리면 기존 회원으로 구성된 이성의 검증단 30명이 그 사진을 평가합니다. 1점-5점 사이 평점을 매겨 평균 3점 이상만 가입을 받는 겁니다. 출시 초부터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이 앱을 다운로드한 잠실에 사는 회사원 A 씨는 5점 만점에 1.69점을 받아 불합격했습니다. 그는 결국 가입을 포기했다고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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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스카이피플 홈페이지 캡처사진

이뿐만이 아닙니다. 서울대생이 개설한 소개팅 앱 '스카이 피플(SKYPeople)'을 가입하기 위해서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등 이른바 상위권 대학 재학생이어야만 합니다. '학벌'과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가입조차 불가능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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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두근두근 드라이브 앱 소개 캡처사진

사실상 차가 있는 남자만 가입하는 소개팅 앱도 있습니다. 이른바 '야타족 소개팅 앱'이라고도 불리는 '두근두근 드라이브' 앱은 처음 가입하면 운전석 또는 조수석을 선택하게 합니다. 차가 있는 사람은 운전석, 차가 없는 사람은 조수석으로 분류됩니다. 그 후 '운전석'을 선택한 사람은 자신이 소유한 차량을 반드시 등록해야 합니다. 

'운전석'을 선택한 사람이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호감을 표시하면 자동으로 '옆자리에 타라'는 메시지가 전달됩니다. '조수석'을 선택한 사람이 이성에게 호감을 표시하면 '태워달라'는 메시지가 보내집니다. 현대 아반떼를 소유한 직장인 E 씨는 '두 달 동안 태워달라는 신청을 한 것도 받지 못했는데 아우디를 끄는 친구는 하루에도 여러 건 태워달라는 신청이 들어온다'고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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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팅 앱을 다운로드해도 자격요건이 안 돼 가입조차 불가능하거나 가입을 해도 심사를 통해 합격해야 하는 현실. 학벌 없는 사회 김지애 사무처장은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결혼정보 회사에서나 강조되던 학벌이 대학생들의 소개팅 앱까지 내려왔다."라며 "남성에게는 재산과 출신학교, 배경 등을 더 강요하고 여성에게는 미모를 더 요구하는 등 성별 위계적인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입시에만 등장하던 단어 '재수생'. 이제는 소개팅을 위해서 '재수'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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