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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삼성 vs LG 세탁기 싸움 끝! 야구장에서만 싸울게요'

입력 : 2015.04.01 09:13|수정 : 2015.04.01 09:46

대담 : SBS 경제부 김범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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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깐깐경제' 시간입니다. SBS 경제부 김범주 기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SBS 경제부 김범주 기자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우리나라 대표 기업이라는 삼성과 LG가 그동안 참 티격태격 해왔는데, 어제 갑자기 화해를 했어요?

▶ SBS 경제부 김범주 기자
 
그러니까요. 지금 법정에서 싸우는 게 몇 개 되는데요. 갑자기 다 취소, 그리고 앞으로 싸울 일이 있어도, 그럴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이래도 역시 법원 안 가고 대화로 잘 해결하자 이렇게 합의문을 쓰고 도장까지 꾹 찍었습니다. 오랫동안 취재해 온 사람으로서, 굉장히 당황스러웠어요.

▷ 한수진/사회자

그러게요. 특히 세탁기 건 가지고는 정말 말이 많았잖아요.

▶ SBS 경제부 김범주 기자
 
그러니까요. 그거 가지곤 으르렁 대면서 서로 못 잡아먹어 난리더니 말이죠. LG전자에 세탁기 쪽 담당하는 조성진 사장이 작년에 독일 가전박람회 때 거기 있던 가전매장을 갔다가 삼성 세탁기를 망가트렸다, 뭐 이래가지고 시작된 일이었잖아요. 삼성이 검찰에 수사의뢰해서 조 사장이 지금 기소까지 된 상황입니다. 기소되고 나서도 조 사장이 억울하다고 당시 CCTV까지 확인하면서 해명 동영상을 따로 만들어 인터넷에 올리고 그랬어요. 그거 가지고 또 삼성 쪽에서는 와 이걸, 이러면서 또 대책도 세우고 그랬었단 말이죠.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요. 그러던 게 한 달 전 쯤인데 말이죠.

▶ SBS 경제부 김범주 기자
 
그래서 반전인데, 반대 경우도 있어요. LG가 TV 화면 만드는 기술을 삼성 쪽에서 빼돌렸다는 혐의로 검찰이 수사를 해서 지금 또 재판 중인 게 따로 있어요. 그래서 양쪽 이야기는 이런 거 저런 거 서로 좀 대승적으로 풀자, 회사 고위층끼리 합의를 봤다는 겁니다.
 
그런데 좀 의심도 가잖아요. 정말 자기들끼리 합의한 거 맞나, 보도자료에는 엄중한 국가경제 상황을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는데 힘을 모으겠다, 이런 문장도 있거든요. 뭐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데 좀 거창하잖아요.
 
그래서 물어봤어요. 이거 정말 단 둘이 합의한거 맞냐, 누가 좀 하라고 한거 아니냐, 정부라든가 말이죠. 그랬더니 아니랍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니라고 하겠죠.
 
▶ SBS 경제부 김범주 기자
 
그건 모르겠어요. 솔직히. 그런데 뭐 그건 그렇다고 치고 더 중요한 부분이 있어요. 그만 싸우자, 이러고 검찰에도 선처해달라고 요청하겠다고 했는데, 그러면 끝나느냐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형사재판이라 삼성이나 LG가 봐주겠다고 해도 안 되는 거잖아요.

▶ SBS 경제부 김범주 기자
 
네, 맞아요. 보상금 달라는 민사 소송 같으면 취하하면 그만이지만, 이건 검사가 수사해서 형사 처벌 하겠다고 기소한 거거든요.
 
그러니까 명예훼손, 이런 건 접을 수 있지만 예를 들면 조성진 사장이 냉장고 부순 손괴죄, 같은 건 검찰이 쉽게 접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이렇게 예를 한 번 들어볼게요. 부부싸움에 출동한 경찰하고 비슷한 상황이라고 하면 알아듣기 쉬우실 거예요.

▷ 한수진/사회자

그게 무슨 뜻인가요?
 
▶ SBS 경제부 김범주 기자
 
왜 부부싸움이 크게 나서 경찰이 출동을 했어요. 처음엔 말리려고 하죠. 그런데 씩씩 대면서 법대로 하자, 저 사람 폭행 같은 걸로 처벌해 달라고 한단 말이죠. 그러면 경찰도 말리다가 말리다가, 진심이세요? 정말 그렇게 해드려요? 그래서 그렇다고 강하게 나오니까 조사해서 조서 쓰고 뭐 하고 다 한 다음에 법정까지 갔는데, 거기서 갑자기 그러는 거죠.
 
돌변해서는 우리 다시 사랑해요. 그러니까 없던 일로 해주시고 나가주세요. 뭐 이런거랑 비슷한 거잖아요, 솔직히.
 
검찰 입장에서야 내가 우스워 보이나, 이럴 수도 있을 거예요. 뭐 둘이 끝까지 사랑한다고 하면 결국은 접긴 하겠지만, 당장 쉽게는 안 해주지 싶어요. 그게 인지상정 아니겠어요.

▷ 한수진/사회자

듣고 보니까 그럴 수도 있겠네요. 

▶ SBS 경제부 김범주 기자
 
뭐 그런데 국가경제에 도움이 안 되니 하면서 검찰한테 여기저기서 이야기해서 결국 해피엔딩이 되긴 하겠지만, 여튼 두 회사가 일단 합의를 했다니까 이제 싸우지 말고요. 실력으로 승부를 하는 걸로, 특히 이제 봄이 됐잖아요. 싸우는 건 야구장에서 프로야구단끼리 하는 걸로 하고, 일 제대로 했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좀 국제적으로 창피하긴 했어요.

▷ 한수진/사회자

다른 이야길 해보죠. 어제 또 기업 임원들 연봉도 공개했죠? 1등이 어마어마하던데요.

▶ SBS 경제부 김범주 기자
 
연봉 공개가 2년 짼데, 1위는 2년 연속 신종균 사장이라고 삼성전자에서 스마트폰 쪽 맡고 있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안 좋아서 자리를 내놓니 마니까지 했는데, 1등을 한 정도가 아니라, 재작년보다 훨씬 많이 늘었어요. 연봉이 145억 7천 2백 만원입니다. 365일로 나누면요, 하루에 4천만 원입니다. 입이 쩍 벌어지죠. 작년엔 안 좋았지만 재작년에 스마트폰 잘 판 덕분에 이거 성과급을 90억 원을 받았습니다. 반도체 쪽 권오현 부회장도 94억 원, 냉장고, 에어컨 만드는 가전 쪽 윤부근 사장도 55억 원, 이래서 전체 3위, 6위 이랬습니다. 그런데 약간 이례적인 사례들이에요. 연봉 20위권 중에 이런 월급쟁이 사장들이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자기가 주인인 사람들이에요.
 
그런 점에선 이런 샐러리맨 신화 같은 경우는 우리가 좋게 봐도 될 것 같습니다. 하루 4천만 원, 물론 많은 돈이지만 그 이상 일을 해서, 회사를 불같이 살려서 돈도 팍팍 벌어들이고, 직원들도 하루에 몇 천 명 씩 먹고 살 일거리를 준다면 그 돈이 아깝지가 않겠죠. 실제로 그런 성과를 내기도 했고요. 그런 점에선 여기까지는 우수사례 정도로 가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우수하지 않은 사례도 있나요?

▶ SBS 경제부 김범주 기자
 
일부 문제가 있어요. 아직 기업 오너들 이야기는 안했죠. 오너들 중에는 현대차 정몽구 회장이 전체 2위에 올랐는데, 3개 계열사에서 121억 원입니다. 그런데 현대제철에서 퇴직금 받은 거 95억 원은 뺀 겁니다. 합하면 2백억 원이 넘죠. LG 구본무 회장, 롯데 신격호 명예회장, 신동빈 회장, 조석래 효성 회장, 이런 사람들도 40억원 대를 받았어요. 그런데 문제는 이 제도 자체가 돈 받는 모든 사람을 공개하는 게 아니고 몇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떤 조건요?

▶ SBS 경제부 김범주 기자
 
기업에서 중요한 일을 맡는 사람이다, 이래서 등기임원이란 자리에 오른 사람 중에 연봉 5억이 넘는 경우만 공개를 해요.
 
예를 들면 삼성 이재용 부회장 같은 경우에 등기임원이 아닙니다. 그래서 재산공개에서 빠졌어요. 물론 뭐 이재용 부회장이 상장 주식만 2조 원이 넘는데, 연봉 공개 안 하려고 등기임원 안된 건 아니죠. 책임지는 자리기 때문에 아직은 때가 아니다, 이래서 그런 거니까 약간 예외라고 볼 수도 있는데, 이런 정도 상황이 아니고요. 일도 제대로 안 하면서 쏙쏙 돈을 뽑아 가는데 연봉 공개가 안 되는 경우가 분명히 있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그런 맹점이 있군요.

▶ SBS 경제부 김범주 기자
 
그래서 일정 금액을 정해서 5억 넘는 경우에는 다 공개, 이러든가, 아니면 대주주하고 몇 촌 안의 친인척은 공개라든가 이런 보완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망신 주자는 게 아니고요. 제대로 일 하고 돈 받아 가는지 보자는 거니까 취지에 맞게 고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절대 돈 많이 받는다고 샘나서 하는 말은 아니고요.

▷ 한수진/사회자

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깐깐경제 SBS 경제부 김범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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