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생활·문화

가해자를 변호하는 피해자 가족?…진실 밝혀질까

스브스뉴스 권재경 PD

입력 : 2015.03.26 07:53|수정 : 2015.03.26 07:53


1999년 2월, 조용한 시골 마을에 끔찍한 일이 벌어집니다.
[스브스] 가해자를
전라북도 완주군 삼례읍의 한 슈퍼마켓 건물에 강도가 침입해, 최 씨 부부와 유 씨 할머니를 결박하고 금품을 훔쳐 달아났습니다. 유 씨 할머니는 범인이 입과 코에 붙인 테이프 때문에 질식사하고 말았습니다.
[스브스] 가해자를
9일만에  범행 용의자로 근처 동네에 살던 소년 세 명이 붙잡혔습니다. 재판 뒤 그들은 실형을 살게 됐고 이렇게 사건이 마무리됐습니다.
[스브스]가해자를
그런데 몇 해 전 만기 출소한 이 3인조가 억울함을 호소하며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이들이 재심청구를 하는 과정에 큰 도움을 준 사람이, 바로 피해자의 유족이라는 점입니다.
[스브스] 가해자를사건 당시 사망한 유 씨 할머니의 사위인 박성우 씨. 어떻게 피해자 유족이 가해자를 변호하게 된 것일까요? 16년 전에 벌어진 이 사건은, 유족이 의문을 제기할 만큼 이상한 부분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스브스] 가해자를
① 이 3인조의 자백 내용입니다. 그들의 범행이 매우 논리적으로 잘 정리되어있는 진술서. 하지만 그들은 지적장애를 갖고 있거나, 지능지수가 정삼범위보다 낮았습니다. 따라서 이들이 이렇게 구체적으로 범행 당시의 상황을 진술했다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스브스] 가해자를② 경찰의 현장 검증 과정에서도 다소 문제가 있었습니다. 박성우 씨가 현장 검증 당시 찍은 50분 가량의 녹화영상을 보면, 소년 3인조는 잔뜩 겁에 질려 있었고 경찰이 그들을 위협하며 특정 행동을 유도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스브스] 가해자를현장검증 당시 모습이 촬영된 영상을 보면 소년들은 담을 넘어 가게에 침투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대문의 철문은 이미 고장난 상태로 열려있어서 굳이 담을 넘을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유족 박 씨는 말합니다. 
[스브스] 가해자를③ 게다가 이 3인조가 구속되고 10개월이 지난 후,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발생합니다. 부산에서 다른 범죄로 조사를 받던 또 다른 3인조가 자신들이 삼례에서 발생한 강도 사건의 진범이라고 진술한 것입니다. 사건의 피해자였던 최 씨 또한 부산 3인조의 목소리가  자신이 들었던 범인의 목소리와 일치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결국 모두 '혐의 없음'으로 풀려났습니다. 그들이 다시 진술을 번복했기 때문입니다.
[스브스] 가해자를현재 모든 증거물들은 이미 다 폐기됐고 공소시효가 끝나 기록마저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박성우 씨가 녹화했던 현장 검증 녹화 영상 덕분에 3인조는 재심청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스브스] 가해자를잃어버린 10여 년의 세월을 되찾으려는 가해자 3인조를 위해, 피해자의 가족까지 발 벗고 나선 이례적인 사건.
재심에서는 과연 진실이 밝혀질 수 있을까요?

(SBS 스브스뉴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