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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마마돈크라이’ 영겁의 시간 속 오직 두사람

강경윤 기자

입력 : 2015.03.25 13:45|수정 : 2015.03.25 13:45


“영겁의 시간에 비하면 그것은 찰나일 뿐”

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는 다양한 연도가 배경이 된다. 천재 물리학자 프로페서V 기자와 인터뷰를 하는 현대를 거슬러, 메텔을 처음 만난 어린시절, 뱀파이어 백작이 살았던 과거까지 작은 무대는 시간을 관통한다. 그래서일까. 시간의 연속성을 뜻하는 뫼비우스 띠 같은 무대 연출은 프로페서V와 백작을 중심으로 빨려들 것처럼 연출돼 있다.

‘마마 돈 크라이’는 여자에게는 말 한마디 못 걸 정도로 순수한 천재 물리학자에서 드라큘라 백작과의 만남으로 섹시한 매력으로 변신하는 '프로페서V'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프로페서V'를 불멸의 매력을 지닌 뱀파이어로 만드는 존재로 시간여행을 통해 만난 '드라큘라 백작'의 2인극으로 이뤄진다.

마치 난파된 우주선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무대에 툭 떨어진 프로페서V는 꽤 긴 시간 모노연기를 펼친다. 필요한 소품들은 그 때 상황에 맞게 암막 뒤에서 무대로 던져지는데, 이 때의 즉흥성은 관객 분위기를 살린다.

프로페서V를 맡은 배우는 어린시절과 성인이 된 뒤, 그리고 현재의 모습까지를 작은 표정과 제스처의 변화로 설명한다. 여기에 B급 코미디 요소는 빼놓을 수 없는 웃음 포인트. 송용진은 이미 경험을 했던 작품인 만큼 긴 대사와 호흡을 완성도 있게 그려낸다.

남녀 성(性)을 뛰어넘은 초월적 매력을 지닌 백작은 요염하다. 수많은 백작 가운데서도 ‘마마 돈 크라이’ 포스터의 주인공이 된 이충주는 오묘하고 신비한 매력을 발산한다. 타임머신을 타고 사랑을 찾고 싶어하는 프로페서V에게 백작은 날카로운 피의 약속을 제의한다. “엄마의 배를 찢고 나온” 출생의 비극적 비밀을 가진 백작의 슬픔은 섬세하면서도 치명적인 매력으로 관객에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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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 돈 크라이’는 영겁의 시간을 걸쳐 ‘사랑’을 찾으려는 프로페서V의 비극적인 운명을 담는다. 메텔이 프로페서V로 설명되어지지만 2인극 특성상 프로페서V의 모노연기와 조명과 그림자를 통해서 상상력을 자극할 뿐이다. 사랑을 찾기 위해서 뱀파이어와 거래를 한 프로페서V의 절규를 통해서 이 뮤지컬은 보다 본질적인 사랑에 대한 갈망을 노래한다.

무대 위에는 프로페서V와 백작 오직 둘 뿐이다. 뱀파이어는 흔히 불멸을 뜻하지만 아이러니컬 하게도 사랑을 가질 수 없는 유일한 존재이기도 하다. 극 초반과 중반, 후반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서 두 사람이 “마마 돈 크라이, 아 윌 비 어 굿 보이”의 감정선은 미세하게 달라져 가슴을 울린다.

초연을 봤던 이들에게는 보다 풍성해진 ‘마마돈 크라이’의 스토리 라인이 눈에 보일 것으로 보이며, ‘마마돈 크라이’를 처음 보는 이들에게는 뮤지컬에서 가장 핫한 남성 배우 2명의 브로맨스와 더불어 폭발적인 가창을 들을 수 있는 몇 안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마마돈 크라이’는 서울 대학로 쁘띠첼씨어터에서 오는 5월 31일까지 공연된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강경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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