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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전관예우 타파 위해 '개업신고 거부' 초강수

안현모 기자

입력 : 2015.03.24 08:52|수정 : 2015.03.24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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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23일) 대한변호사협회가 차한성 전 대법관의 변호사 개업 신고를 결국 반려했습니다.

지난달 제48대 대한 변협 회장에 취임한 하창우 회장이 전관예우를 타파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는 건데요.

하창우 회장은 이뿐 아니라 앞으로 모든 대법관 후보자를 대상으로 인사청문회 단계에서부터 퇴임 후 변호사 개업을 포기하겠다는 내용의 서약서도 받겠다고 벼르고 있어서 그야말로 전관들의 저승사자를 자처하고 있습니다.

이한석 기자의 취재파일입니다.

'전관예우'라는 우리나라 법조계의 고질적인 적폐와 전쟁을 하겠다는 하창우 신임 회장의 일성은 허언이 아니었습니다.

그 1차 타겟은 차 전 대법관으로 처음에는 변호사 개업신고를 자진 철회해줄 것을 권유했고 변협 명의로 권고 성명서까지 냈지만, 그래도 받아들여지지 않자 끝내 신고 자체를 거부하는 초강수를 뒀습니다.

물론 차 전 대법관이 별도의 결격 사유도 없고 무난히 변호사 등록까지 마친 상황이어서 변협의 이런 결정을 무시하고 변호사 수임을 한다고 해서 이를 제재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는 없습니다.

그런데 변협이 이렇게 대법관 출신을 겨냥해서 변호사 개업을 반대한 건 사법 사상 초유의 일입니다.

하 회장의 이런 행보가 전관들에게는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대다수 변호사들은 심정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전관들이 짧은 시간에 많은 사건을 거의 독점적으로 흡입해가는 관행을 용인해줄 만큼 법조 생활이 더이상 여유롭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차 전 대법관은 시작일 뿐 이제 다음 타겟은 전관들의 수임 비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뿐 아니라 전관비리 신고센터도 조만간 현판식을 앞두고 있습니다.

하 회장은 취임사에서 법조계가 국민의 신뢰를 얻으려면 기득권을 내려놓고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그의 거침없는 하이킥이 어디까지 갈지 계속 지켜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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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북한이 김일성의 생일인 태양절에 공개한 신형 미사일입니다.

당시 한미 군 당국은 KN-08 이라는 이름을 붙였는데요.

이후 북한이 미사일을 착착 만들어내고 있어서 이제는 09에 이어 10, 그리고 11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김태훈 기자의 취재파일입니다.

KN-08 이 이미 미국이 가장 견제하는 적국의 전력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지난해 여러 차례 시험 발사된 KN-09의 대량 생산이 머지않았습니다.

특히 이 KN-09은 직경 300mm의 포신 여러 개가 포탄을 비처럼 뿜어내는 방사포로 미국의 사드나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도 무용지물로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군은 현재의 포병 전력 외에 사거리와 정확도를 업그레이드 한 차기 다연장로켓을 2020년대 초반부터 양산할 계획입니다.

그런데 북한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지난해 교황이 방한했던 날 신형 전술 미사일, KN-10을 쏘아 올려 세계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그리고 아직 공식 명명된 건 아니지만, 미 언론이 벌써 KN-11이라 부르고 있는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도 이제 막 수중 사출 시험을 끝냈습니다.

아직은 개발 초기 단계여서 이 미사일을 발사할 대형 잠수함도 만들어지지 않았고 당연히 시험 발사도 없었지만, 완성되면 머리 아픈 일이 쏟아집니다.

일단 잠수함에서 공격하는 방식이라 언제 어디에서 날아올지 몰라 당장 대북 미사일 방어 전략을 다시 짜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질세라 우리 군도 3천 톤급 잠수함에 수직 발사관을 장착해 맞불을 놓겠다는 계획인데요.

남북 군비 경쟁, 끝없는 치킨 게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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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꽃이 피는 이맘때면 회계연도가 끝나기 때문에 노사 간 임금협상이 치열합니다.

봄에 빚어지는 격렬한 갈등이란 의미로 '춘투'라고 하는데요.

지난주 수요일은 특별히 춘투 집중 회답일 이라 해서 자동차와 전기·전자 업체 등이 일제히 노 측에 협상 결과를 제시했습니다.

그 결과 아베노믹스 효과를 톡톡히 본 덕택에 기본급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인상됐다는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리고 있는데요.

반면,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그 혜택을 전혀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선호 특파원이 취재파일을 통해 전했습니다.

닛산 자동차, 토요타 자동차, 그리고 혼다, 히타치 등 금속노조협의회 소속 회사들은 모두 임금 인상을 발표했습니다.

패밀리 레스토랑 스카이락이나 규동 체인인 스키야 등 외식업계도 동참했습니다.

엔화 약세와 돈 풀기 덕에 기업들이 기록적인 성과를 거두자 이른바 '낙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월급을 올려준 겁니다.

하지만 이런 축제 같은 임금인상 행렬은 대기업 정규직에만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엔저의 타격이 재앙과도 같았던 중소기업의 직원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습니다.

특히나 전체 노동인구 중 남성의 경우는 21%, 여성의 경우는 58%를 차지하는 파견근로자를 비롯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더욱 박탈감을 느낍니다.

거대 기업들이 아무리 최대 실적을 올리고 배당을 두세 배 늘리고 숫자로 나타나는 경제지표가 좋아져도 파견 사원이나 비정규직을 극단적으로 양산하는 지금의 고용 구조를 바로잡지 않는 한 보통 사람들의 살림살이는 갈수록 팍팍해진다는 뜻인데요.

한국에서도 올해 최저임금 인상을 두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어서 남 이야기 같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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