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사회

종잇장처럼 구겨진 차…한밤 '충돌 사고'의 전말

신정희

입력 : 2015.03.24 16:35|수정 : 2015.03.24 16:35


[스브스 뉴스] 불법유턴하다 '순간이동' 차량과 '쾅'…그날 영종도에선 무슨 일이?
Y(외제차사건)한밤 중엔 통행량이 거의 없는 영종도 남쪽 해안도로, 밤이 깊어지자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듭니다. 동일한 차량을 탄 사람들. 이들은 누구일까요?

Y(외제차사건)스피드를 즐기기 위해 모인 사람들입니다.

Y(외제차사건)그런데 얼마 전 이곳, 영종도 남쪽 해안도로가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Y(외제차사건)불법 유턴을 하던 크라이슬러 차량과 후방에서 빠르게 달려 오던 폭스바겐 차량이 충돌한 겁니다. 크라이슬러가 중앙선을 넘어가기 직전, 달려오던 폭스바겐이 뒷좌석 측면을 들이박았고, 그 충격으로 크라이슬러는 종잇장처럼 구겨졌습니다. 

이 사건으로 크라이슬러 차량의 뒷좌석에 타고 있던 여성 2명이 끝내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Y(외제차사건)경찰은 조사 뒤 숨진 여성 2명이 타고 있던 크라이슬러의 불법 유턴이 사고의 원인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 있던 목격자 의견은 다릅니다.

Y(외제차사건)[박태섭(가명)/목격자 : (폭스바겐 2대 차량의)'레이스'라고 저는 생각을 하는 거죠. (크라이슬러와 충돌한 차량이) 경쟁하듯이 앞의 (다른 폭스바겐) 차 뒤만 보고 왔기 때문에 앞차가 급선회하니까 뒷차(충돌한 차량)가 대처를 못 한 거죠.]

폭스바겐 2대가 이른바 '드래그 레이스'를 했기 때문에 사고가 났다는 겁니다.

(드래그 레이스: 자동차 2대가 400m 직선 거리에서 속도 경쟁을 하는 모터스포츠의 일종)

Y(외제차사건)Y(외제차사건)[사고 당시 견인기사 : 부딪힌 장소가 여기면 그 뒤쪽으로 스키드마크가 있어야 되잖아요. 그런데 발견하기 전까지 브레이크를 못 밟았다는 거죠. 그건 속도 때문인 거죠.]

실제로 사고 지점에는 차량 급제동시 나타나는 스키드마크가 없었습니다. 이는 폭스바겐 차량이 충돌 직전까지 멈추거나 피할 여력도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달렸다는 것을 짐작케 합니다.

Y(외제차사건)사고 당시 블랙박스 화면을 보여주자 다른 자동차 동호회 사람들도 '드래그 레이스'를 한 것 같다고 말합니다.  
[동호회A : 이 정도 속도면 레이스 했다고 봐야죠.]
[동호회B : 누가 봐도 드래그죠. 가속도를 높이기 위해서 개조한 흔적이 보이잖아요.]
[동호회C : 둘이 경쟁한 거 아니면 그렇게 달릴 이유가 없어요.]

[류종익/교통사고 전문가 : 화면에 딱 보이기 시작할 때 초반 순간속도는 시속 230km 나와요. 보이기 시작해서부터 충돌하기까지 구간 평균속도가 시속 172km 나왔어요. 초당 속도로 계산을 해봤더니 100m를 이 차는 2초에 가는 거예요]

순간이동한 것처럼 나타난 폭스바겐 차량. 확인 결과 100m를 2초, 즉 시속 172km의 속도로 질주했던 겁니다.

Y(외제차사건)사고 난 장소에서 조금 떨어져 살펴보니, 또 다른 폭스바겐 차량들이 일렬로 줄지어 서 있습니다. 
여러 가지 사건 정황이 드래그 레이스임이 의심됩니다.

하지만, 폭스바겐 차량 운전자는 집에 가던 길에 난 사고일 뿐 레이스를 펼친 적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Y(외제차사건)[폭스바겐 운전자 : 그 쪽이 (크라이슬러 운전자) 불법 유턴한 게 가장 큰 원인인데 (잘못을) 왜 이 쪽으로 몰아가는지 모르겠네요]

논란이 불거지자 현재 이 사건은 경찰이 재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조사에서 꼭 밝혀야 할 부분은 레이스를 했는지 여부입니다.

Y(외제차사건)[한문철/교통사고 전문 변호사 : 처음부터 레이싱이었으면 당연히 '공동위험행위'로 처벌 대상이 되는 거고요. 2년 이하의 징역형,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이 주어집니다.]

Y(외제차사건)폭스바겐 차량이 레이스를 벌인 사실이 확인될 경우 '공동위험행위'에 해당해 징역 2년 이하의 처벌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단순 과속으로 판명나면 불법 유턴을 한 크라이슬러 차량과 과실을 따져봐야 합니다.

동일한 차량, 비슷한 속도, 집에 가는 길…
깊은 밤, 도로 위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SBS 스브스뉴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