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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이창근, 100일 만에 굴뚝농성 해제

안서현 기자

입력 : 2015.03.23 14:36|수정 : 2015.03.23 14:36


정리 해고 문제 해결 등을 요구하며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60m 높이 굴뚝에 올랐던 이창근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정책기획실장이 백일 만에 고공농성을 해제했습니다.

텐트와 옷가지 등을 긴 줄에 묶어 차례대로 아래로 먼저 내려보낸 이 실장은 오늘 낮 1시쯤 땅을 밟았습니다.

지난 11일 함께 고공농성을 시작했던 김정욱 사무국장이 신임 사장 내정자를 만나기 위해 굴뚝에서 내려오고, 이 실장 홀로 굴뚝에 남아 농성을 벌인지 12일 만입니다.

이 실장은 어제 자신의 SNS를 통해 "굴뚝에 올랐던 마음처럼 최종식 사장님과 중역 그리고 사무관리직, 현장직 옛 동료만 믿고 내려간다"는 글을 올려 고공농성 해제를 예고했습니다.

이 실장은 오늘 굴뚝에서 내려오기 전 현장 취재진과 약 10분간 영상통화를 하며 "노사가 현재 성실히 교섭을 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굴뚝에 있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굴뚝에 내려가야 교섭이 더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다시는 노동자들이 이런 곳에 올라오질 않길 바란다"며 "너무 고통스럽고 외롭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이 실장이 떠난 굴뚝 콘크리트 외벽에는 분홍색 페인트로 적힌 '나도 사랑해'라는 문구가 남아 있습니다.

농성 해제 뒤 이 실장은 김득중 쌍용차지부 지부장과 함께 병원으로 가 건강검진을 받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쌍용차 해고자 등 20여 명은 이 실장이 굴뚝에서 내려온 시각 쌍용차공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실장의 결단에 대해 이제는 회사가 화답할 차례"라며 사측의 해고자 복직 등 문제 해결을 촉구했습니다.

앞서 쌍용차는 김 사무국장과 이창근 정책기획실장이 굴뚝 농성을 시작한 지 사흘 뒤인 지난해 12월 16일 평택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고, 경찰은 같은 달 21일 두 피의자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습니다.

경찰은 이 실장에 대해 업무방해 및 주거침입 혐의로 체포영장을 집행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이 실장의 건강 상태를 보고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검찰과 협의해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3일 김정욱 사무국장에 대한 고소를 취하했던 쌍용자동차 측은 "아직 이창근 실장에 대한 고소 취하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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