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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日 노벨수상자 "아베에 기대할게 없다"

최선호 논설위원

입력 : 2015.03.20 12:43|수정 : 2015.03.20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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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자랑하는 노벨 문학상 수상자, 오에 겐자부로 씨입니다.

반전 평화 운동에 전념하기 위해 얼마 전, 절필을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그가, 아베 일본 총리에 대해 깊은 실망감을 나타냈습니다.

[오에 겐자부로/노벨 문학상 수상자 : 일본이란 나라가 전쟁을 일으키지 않으려는 노력, 지금 총리에게는 전혀 기대할 게 없습니다.]

지난 주말, 도쿄 한 대학 강당에서 열린 일본 헌법 9조 회 전국 토론회 모습입니다.

복도까지 대강당을 가득 메운 참석자들은 일본 집권 세력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와타나베/토론회 참석자 : 국회에 제출된 전쟁입법(집단적 자위권 법안들)이야말로, 헌법 9조에 근거에 우리가 지켜온, 전쟁하지 않은 일본을 파괴하려는 핵심입니다.]

9조 회는 '전쟁과 무력행사를 영구히 포기하고 국가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일본 헌법 9조, 태평양전쟁에 대한 반성 속에 나온 이른바 평화헌법을 지키려는 모임입니다.

이 헌법 9조는 일본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강한 일본'의 부활을 꿈꾸는 아베 정권은, 집단적 자위권 각의 결정, 자위대 활동범위 확대 등에 이어 개헌에 대한 의욕을 감추지 않고 있습니다.

[아베 신조/일본 총리 : 점령군 사령부에 의해 25명이 만들었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시대에 맞지 않는 조문도 적지 않습니다.]

이런 아베 총리 발언을, 한 토론회 참석자는 수준 낮은 헛소리라고 일축했습니다.

[아베(동명이인)/토론회 참석자 : 100% 일본인이 만들지 않았으니까 바꾸자는 것은 상당히 수준 낮은 주장입니다. 내용이 어떠한지, 앞으로의 세계를 생각한다면 오히려 모델이 될 만한 헌법이라고 생각합니다.]

9조 회는 일본 국회의 개헌 논의 일정에 맞춰 오는 5월 대규모 장외집회를 여는 등 대대적인 개헌 반대 운동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안타까운 점은, 일본의 반전 평화운동이 머리 희끗희끗한 중장년층에 의해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취업난과 생활고 때문인지 일본의 젊은 층은 공동체 문제보다는 개인적 관심사에 머무르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다카야스/헌법 9조 회 : 전쟁을 경험한 분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젊은 사람들에게 배턴을 넘겨 주는 문제가 앞으로의 큰 과제입니다.]

일본의 반전 평화운동이 어떻게 세대를 이어가느냐의 문제는, 일본은 물론 동북아 평화에도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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