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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가상수를 아시나요? 커피 한 잔에 실제 사용되는 물은 467잔!'

입력 : 2015.03.20 09:19|수정 : 2015.03.20 09:29

* 대담 : 제 7차 세계물포럼 이정무 조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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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3월 22일은 <세계 물의 날>이라고 합니다. 전 세계의 수질오염과 물 부족 등, 물 문제가 심각해지자 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UN이 지정한 날이라고 하는데요. 관련해서, 제7차 대구경북 세계 물 포럼, 이정무 조직위원장 연결해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 제 7차 세계물포럼 이정무 조직위원장: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내일 모레 3월 22일은 <세계 물의 날>인데요. 물이 어떤 중요성을 가지기에 이런 날을 제정하고 기념하게 되었을까요?
 
▶ 제 7차 세계물포럼 이정무 조직위원장:
물은 다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자원으로, 인류가 생활을 영위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필수재이면서 그 양이 한정된 자원입니다. 그러나 이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와 산업화, 수질 오염 등으로 물 부족 현상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나일강이나 메콩강같이 여러 나라의 접경지역을 흐르는 강 주변에서는 물을 차지하기 위한 국가 간 갈등이 심각한 국제문제로 대두되고 있을 정도입니다.
UN은 이처럼 수질오염과 물 부족 등 전 세계적인 물 문제가 심각해지자 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매년 3월 22일 세계물의 날로 지정했으며, 1993년부터 기념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세계 물 포럼> 다음 달 우리나라 대구와 경북 경주에서 개최된다구요? 어떤 행사인가요?
 
▶ 제 7차 세계물포럼 이정무 조직위원장:
세계물포럼은 지구촌 최대의 물 관련 국제 행사로 ‘물의 올림픽’이라 할 수 있으며, 주최국 정부가 물 관련 국제기구인 세계물위원회와 공조해 3년 마다 개최해오고 있습니다.
1997년 모로코에서 열린 제1차 세계물포럼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여섯 차례의 행사가 있었으며, 모든 물 관련 이슈에 대해 포괄적으로 논의하는 자리입니다. 오는 4월 12일부터 17일까지 대구와 경북(경주)에서 제7차 세계물포럼이 개최됩니다. 제7차 세계물포럼은 주제별/ 정치적/ 지역별/ 과학기술과정 등 4개의 주요과정과 시민포럼, 동시행사 등 400개 이상의 세션과 Expo & Fair, 문화행사 등 각종 부대행사로 구성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개최되는 거라구요? 세계 물 포럼 국내 개최는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 제 7차 세계물포럼 이정무 조직위원장:
우리나라가 세계물포럼을 개최하는 것은 최초이고, 아시아에서는 2003년 제3차 대회를 치룬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되는 행사입니다.
2015년은 UN이 지난 2000년에 빈곤퇴치를 최우선 목표로 설정한 새천년개발목표가 마무리되고, 향후 15년간 전 세계가 함께 실천해야 하는 공동의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는 시점인 만큼, 세계물포럼을 통해 ‘물’ 관련 주요 안건들이 적극 논의되도록 할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국제사회가 당면한 물문제의 해결을 주도하는 대한민국의 리더십과 위상이 강화되고, 주요한 물 관련 논의가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전 세계로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주로 논의될 내용과 참석 규모는 어떻습니까?
 
▶ 제 7차 세계물포럼 이정무 조직위원장:
만성적인 물 부족, 물오염 문제와 함께 가뭄?태풍같이 날로 늘고 있는 물 관련 재해는 개별국가 차원을 넘어 국제협력을 통한 공동대응이 필요한 사안으로, 이 부분이 심도 있게 논의됩니다. 이번 세계물포럼은 그 동안 서구 위주였던 물 논의를 아시아적인 관점에서 이야기하고, 특히 최근 가뭄과 슈퍼태풍 등 각종 물 관련 자연재해가 많았던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재난대응을 위한 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제7차 세계물포럼에는 각국 고위급 정부관계자, 국제기구, 기업, 학계, NGO, 언론인, 시민 등 170여 개국에서 연인원 약 3만 5천여 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일반인들도 이 물 포럼에 참여할 수 있나요?
 
▶ 제 7차 세계물포럼 이정무 조직위원장:
많은 분들이 세계물포럼을 물 분야 전문가들이 주축이 되는 국제행사로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물 문제는 우리 모두의 과제이고, 해법을 실행하는 주체도 결국 우리 모두가 되어야 합니다. 제7차 세계물포럼의 공식프로그램인 시민포럼과 물 관련 국제 전시회(Expo & Fair) 외에도 다양한 문화행사와 체험행사, 콘서트 등 별도의 비용 없이 참여할 수 있는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번 세계물포럼 개최로 어떤 변화를 기대해 볼 수 있을까요?
 
▶ 제 7차 세계물포럼 이정무 조직위원장:
세계물포럼 개최는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서 물관련 이슈를 주도할 수 있는 기회로, 국내 물 관리 기술과 경험을 전 세계와 공유함으로써, 국내 물 산업을 널리 알리고 국내 기업들의 해외진출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실제로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세계물포럼 개최로 약 2,600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2,500여명의 고용 창출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또한 좀 더 넓은 의미로는, 아·태시장에서의 물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로도 작용할 것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우리나라가 물 부족국가로 분류가 되어 있다고 하죠?
 
▶ 제 7차 세계물포럼 이정무 조직위원장:
미국 국제인구행동연구소의 데이터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인당 가용 수자원양이 1,553톤으로, 세계 평균의 6분의 1에 불과한 물스트레스 국가입니다. 그러나 물 사용량은 프랑스와 영국보다 높으며, 독일과 비교해서는 3.7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국가적인 수자원 정책을 통해 20여개의 다목적 댐을 건립하고 상하수도 보급률이 90%를 초과하는 등 물을 잘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서울과 수도권 2000만 인구가 일상생활 속에서 물 부족을 잘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나, 우리나라는 이미 국제사회에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되어 있으며, 물 부족의 심각성에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사실 전 세계적으로 볼 때 이 물 문제는 정말 많이 심각하다고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 제 7차 세계물포럼 이정무 조직위원장:
지구촌 물 부족 문제는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것 이상으로 심각합니다. UN 미래보고서는 현재 약 10억 명의 인구가 물 부족으로 고통 받고 있고, 앞으로 10년 후인 2025년경에는 지구촌의 절반이 물 부족을 겪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전 세계 7명 중에 1명은 이미 물 부족에 노출되어 있으며, 오염된 식수로 20초당 1명의 어린이가 사망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더욱이, 물 부족은 이제 아프리카 등 일부국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와 미서부 곡창지대는 최근 1200년만의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고, 브라질 역시 10년 만에 혹독한 가뭄이 찾아와 물가상승과 식량난을 우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20세기가 석유시대인 블랙골드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물의 시대, 블루골드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대한민국 물산업의 경쟁력.. 어느 정도 수준인가요?
 
▶ 제 7차 세계물포럼 이정무 조직위원장:
물 부족과 물환경 오염문제가 전세계의 당면 과제가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물을 활용한 물산업에 많은 국가들이 주목하고 있는데요. 대한민국도 2007년부터 물산업 육성 5개년 추진계호기을 발표하고,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해 기술육성 등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실제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긴 새만금 방조제(33.9km)와 시화방조제(12.7km)를 축조 및 운영관리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해수담수화 시장 세계 점유율 1위라는 타이틀을 가진 물산업 선도국가입니다. 그리고 이런 노하우를 바탕으로 태국과는 5조 4천억원 규모의 물관리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협력요청을 받은 상태입니다. 또한 필리핀 앙갓댐에 대한 지원논의와 후속 인프라 사업 참여방안에 관한 협의도 이루어지고 있고요. 세계속으로 뻗어나가는 대한민국 물 산업은 이번 <2015 대구경북 세계 물포럼>을 통해 한 걸음 더 성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이번 포럼이 개최되는 대구와 경북은 1990년 페놀사태를 이겨내고 낙동강을 죽음의 강에서 생명의 강으로 탈바꿈시킨 의미있는 장소입니다. 실제 수질개선에 사용된 예산은 3조 9천 383억원, 이는 단순히 돈의 문제를 넘어 물 관련 우수기술을 증명하는 증거가 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런 물 문제 해결을 위해 국민들이 함께 해야 할 것들로는 뭐가 있을까요?
 
▶ 제 7차 세계물포럼 이정무 조직위원장:
물 절약 노하우가 거창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무엇이든 생활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어야 하는데, 우선 저희 가족들은 양치할 때 반드시 컵을 사용하고 적은 빨래는 모아서 하고 있습니다. 생활자원을 아껴 쓰는 것도 근본적으로는 물을 절약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습니다. 제품을 생산, 포장, 유통, 소비하는 모든 과정에서 보이지 않게 물이 사용되기 때문인데요. 이런 물을 통틀어 ‘가상수’라고 부릅니다. 우리가 즐겨 마시는 커피를 예로 들어 설명하자면, 커피 한 잔을 만들기 위해서는 실제 커피 한 잔보다 467배나 많은 물이 사용된다고 합니다. 자원절약과 함께 생활 속에서 낭비되고 있는 물이 있다면 그것부터 아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다음 달 물 포럼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해주시죠.
 
▶ 제 7차 세계물포럼 이정무 조직위원장:
‘물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세계물포럼(World Water Forum)을 우리나라에서 개최하는 것은 국가적으로 상당한 의미가 있으며, 물 산업에도 기념비적인 행사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세계물포럼 개최를 통해서 혹은 이 방송을 통해 좀 더 많은 분들이 물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해결에 동참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습니다. 제7차 세계물포럼이 역대 물포럼 중 최고의 행사인 동시에 국제행사의 우수 사례로 남을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참여와 관심을 부탁드리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지금까지 제 7차 세계 물 포럼 이정무 조직위원장과 말씀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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