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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정규직 판결 최병승 씨 800일째 '출근 거부'

입력 : 2015.03.19 09:11|수정 : 2015.03.19 09:11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출신으로 사상 첫 정규직 확정 판결을 받았던 최병승 씨가 회사로부터 정규직 채용 통보를 받고도 오늘(19일) 현재 800일째 출근하지 않고 있습니다.

최 씨는 비정규직의 전원 정규직화 투쟁을 계속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가 출근하지 않는 이유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현대차는 대법원 판결 후 2013년 1월 9일자로 최 씨를 정규직으로 인사발령 조치하고, 최 씨에게 관련 서류의 제출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최 씨는 "모든 사내하청을 정규직으로 인정하라"는 주장을 고수하면서 인사발령 800일째인 오늘까지 출근하지 않았습니다.

최 씨는 앞서 2012년 10월 17일부터 이듬해 8월 8일까지 296일 동안 현대차 명촌주차장 송전탑 위에서 정규직화 요구 농성을 벌였습니다.

현대차는 인사발령 후 전화통화, 면담, 문자메시지, SNS 메신저 등의 형태로 모두 340여 차례에 걸쳐 최 씨에게 출근을 독려했다고 밝혔습니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인사발령 후 관련 서류 제출 요구에 이어 거듭된 출근 독려 메시지를 직간접적으로 전달했지만 출근 의사가 전혀 없어 보인다"며 "최근에는 전국 비정규직 투쟁에 앞장서는 등 현대차 직원의 신분을 벗어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최 씨는 현재 강연을 통해 정규직화 투쟁을 독려하고, 지난 16일부터 계속되고 있는 '불법파견 사용 원청사장 구속 촉구' 전국 순회투쟁에도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지난해 현대차와 정규직 노조, 아산·전주공장 비정규직지회(사내하청 노조)가 마련한 정규직 채용계획(8·18 합의) 폐기를 주장하고, 울산공장 비정규직지회의 독자교섭 요구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비정규직지회 내부에서 최 씨의 활동에 문제를 제기하는 분위기도 있습니다.

지난 12일에는 현 지회의 한 사업부 대표가 울산공장 사내게시판에 "최 씨와 일부 외부세력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현재의 울산하청노조 운영은 중단돼야 한다"며 "정규직노조 조합원이 왜 하청노조로부터 생계비를 받고, 이래라 저래라 하는지 알 수 없다"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였습니다.

지역 일부 노동전문가들은 최 씨가 정규직을 포기하고 노동운동가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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