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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플러스] 정부상징 체계 '대수술' 들어간다

안현모 기자

입력 : 2015.03.19 09:31|수정 : 2015.03.19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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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에 아주 익숙한 그림이 띄워져 있습니다.

바로 우리나라 정부의 상징이죠.

국화인 무궁화를 모티브로 삼고 있는데요.

입법부와 사법부까지 3부를 함께 놓고 보면 조금씩은 다르지만, 기본 틀은 어느 정도 비슷합니다.

하지만 다른 부처들을 한번 보실까요?

일단 색깔도 구성도 너무 제각각이어서 이게 무슨 사기업인지 민간단체인지 헷갈리고 영문이 크게 적힌 건 어느 나라 조직인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야말로 중구난방인데요.

정부가 대수술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윤창현 기자의 취재파일 보시죠.

디자인 선진국이라고 하는 다른 나라들은 어떤지 보시죠.

캐나다는 누구나 딱 봐도 한눈에 알 수 있는 국기를 일관적으로 쓰고 있고요.

독일도 검정 빨강 노랑에 고개를 한쪽으로 돌리고 있는 독수리 모양의 국가 문장을 공통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 역시 사자가 양쪽에서 방패를 받치고 있는 단일한 국장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프랑스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영국이나 덴마크처럼 완전히 똑같지는 않고 몇 가지 문양을 섞어놓은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통일성은 느껴집니다.

늦은 감은 있지만, 우리 정부도 이런 상징체계를 대대적으로 정비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달 먼저 소재를 정한 뒤에 오는 10월 최종안을 선정하고 내년 3월부터 각 기관마다 새롭게 통합된 체계를 활용한다는 계획입니다.

신분증부터 깃발, 표지판, 또 문서의 서식까지 전부 바뀌게 되는 겁니다.

먹고 살기도 바쁜데 뭐 하려 하느냐는 비판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국가의 이미지 자체도 교역과 관광에서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변수입니다.

더군다나 얼마 전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의 54%가 정부 부처 22개의 상징물 가운데 아는 게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고 하니 현재로써는 상징체계가 없는 것만 못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또 하나만 확실히 정해 놓으면 매번 조직이 새로 생길 때마다 새 심볼을 고민하지 않아도 됩니다.

예전에도 비슷한 시도는 있어 왔지만, 대부분 용두사미로 끝나고 말았는데요.

이번엔 문체부 장관도 시각디자인 전문가인 만큼 제대로 된 결과물이 나오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 [취재파일] 대한민국! 뭐가 떠오르십니까?…대수술 들어간 정부 상징 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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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8시 뉴스에서 소개해 드린 책이 한 권 있습니다.

우리가 항상 남의 눈치를 보고,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때로는 열등감에 빠지는 이유 어찌 보면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을까 봐 일 텐데요.

미움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하는 한 책이 요즘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조지현 기자가 리포트에 다 담지 못한 책의 자세한 내용과 저자와의 대화를 취재파일에 남겼습니다.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입니다.

절묘하게 잘 지은 제목과 문답 형식으로 이뤄진 구성, 그리고 무엇보다 젊은이들을 지치게 하는 사회적 분위기 덕에 출간 4개월 만에 25만 부 정도가 팔렸습니다.

심리학 이론을 다루고 있지만, 알맹이는 자기계발서나 다름없는데요.

골자는 남이 세워 놓은 기준에 맞추려고 애면글면 말아라, 평범한 나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가치 있으니 남에게 인정받기 전에 내가 나를 인정하고 삶의 매 순간을 소중히 여겨라.

특히 남이 나를 미워하는 것은 내가 관여할 일이 아니라 상대방의 일이니 내 일과 남의 일을 분리하라 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제 잘난 맛에 취해서 살라는 뜻은 아닙니다.

모든 고민이 인간관계에서 비롯되듯 행복도 인간관계에서 오는데 예쁨을 받고 감사를 받는 것보다 내가 사회에 공헌하고 있다는 '공헌감'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물론 여전히 수긍되지 않는 부분도 있고 책이 지나치게 이상적일 수도 있습니다.

아마 값싼 힐링이라고 폄하하는 분도 계실 겁니다.

그럼에도 취재기자는 그동안 일반인 인터뷰를 숱하게 많이 했지만, 지난주 열린 이 책의 저자 강연회에 참석했던 독자들처럼 행복한 표정의 인터뷰이들은 처음 봤다고 합니다.

안 그래도 잘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세상, 게다가 SNS까지 생겨나면서 나를 타인과 비교하는 게 24시간 멈추지 않는 이 시대를 사는 수많은 젊은 독자들에게 이 책이 일종의 토닥임이 되어줄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 [취재파일] '미움받을 용기'…아들러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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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다단계 사기 사건이 1년에도 몇 건씩 벌어집니다.

다단계는 사람을 매개로 하기 때문에 엄청난 인구 대국의 중국은 매력적인 시장일 수밖에 없겠죠.

그래서 정부와 당의 엄금 방침에도 불구하고 음성적인 다단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건데요.

최근 중국에서는 이 다단계가 원인이 되어서 부부 사이에 끔찍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임상범 특파원이 취재파일을 통해 전했습니다.

남편의 사고와 실직으로 살림이 어려워지면서 한때는 행복했던 중국 충칭의 한 부부가 다단계 회사에 발을 들였습니다.

다행히 남편은 불법이란 사실을 알고 그만뒀지만, 아내는 아무리 말려도 헤어나오지 못했습니다.

아내가 급기야 다단계로 알게 된 남자 조직원들과 어울리며 아이들을 버리고 가출까지 하자 남편은 수소문 끝에 아내를 찾았는데 아내의 이혼 요구에 그만 이성을 잃고 부엌에서 식칼을 들고나와 다짜고짜 아내의 두 손을 내리쳤습니다.

다행히 아내는 병원으로 옮겨졌고 6시간의 수술 끝에 양손을 접합하가는 했지만, 남편은 잔인한 범죄자가 됐고 둘은 결코 돌이킬 수 없는 파경에 이르고 말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다단계 피해자들 가운데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가정이 무너지는 아픔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죠.

가끔 게임이나 담배 같은 중독을 끊고 싶을 때 '내가 손을 잘라버려야지!' 하며 농담을 할 수는 있지만, 이 남편은 가족을 지키고 싶은 안타깝고 처절한 마음에 현실에서 그만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습니다. 

▶ [월드리포트] 아내 두 손 자른 남편…피라미드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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