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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화가 장승업 '기명절지도 병풍' 뉴욕서 첫 전시

권애리 기자

입력 : 2015.03.17 03:23|수정 : 2015.03.17 04:35

"10폭 병풍 남은 예가 거의 없어 중요성 가져"


조선시대 후기 '천재 화가'로 유명한 오원 장승업의 '기명절지도 10폭 병풍'이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일반에 처음 선보였습니다.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은 아시아부 출범 100주년을 기념해 올해 '아시아100'이라는 주제로 기획한 19건의 관련 전시회에 관한 기자설명회를 열고, 지난해 기증받은 이 작품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청동기와 화초를 소재로 한 정물 수묵화 10점으로 이뤄진 이 작품은 장승업이 1894년 그린 것으로, 마지막 화폭에 서명과 낙관이 들어가 있습니다.

'기명절지도'는 청동기와 도자기, 화초, 과일 같은 것들을 그린 정물화로, 조선시대에는 19세기에 유행했습니다.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이소영 한국미술 담당 큐레이터는 "조선시대는 산수화와 인물화가 부각됐고 정물화라는 장르는 말기에 부각됐다"면서 "기명절지도는 대부분 1∼2점의 낱개 작품으로 전해질 뿐 이처럼 10폭 병풍으로 남아 있는 예가 거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 큐레이터는 "이 작품은 지난 1964년 박정희 대통령이 당시 주한 미국대사인 새뮤얼 버거에게 기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버거 전 대사의 가족이 보관하고 있다가 지난해 여름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 기증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시아100'의 19개 전시회 가운데 한국 전시회인 '한국: 100년의 수집 역사'에선 메트로폴리탄에 보관된 530여 점의 한국 미술품 가운데 70여 점이 내년 3월 말까지 전시됩니다.

장승업의 병풍 외에도 1790년 이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조선 후기 문신 윤동섬의 초상화가 대중에 첫 공개됩니다.

이 외에도, 한국 미술품으로는 처음으로 1893년 이 박물관에 기증된 15세기 조선시대 분청사기와 고려시대 불화 '수월관음도' 같은 작품들도 전시됩니다.

이런 가운데 토머스 캠벨 박물관장은 동양미술품 저명 수집가인 고 메리 그릭스 버크 여사가 보유했던 '버크 컬렉션' 작품들을 미네소타 주 미니어폴리스 박물관과 공동으로 기증받게 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일본 미술품이 850점으로 가장 많고, 한국 미술품 90점, 중국 65점 등입니다.

특히 조선시대 금동보살상과 조선 중기 화가인 이정의 수묵화, 조선시대 불화 '석가삼존도' 같은 작품들이 포함돼 있습니다.

특히, 이 석가삼존도는 조선 명종 20년인 1565년 문정왕후가 아들 명종의 병세 회복과 건강, 세자의 탄생을 기원하며 제작한 400여 점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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