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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먹이려고 분유 훔친 스리랑카 여성에 온정 답지

입력 : 2015.03.16 14:38|수정 : 2015.03.16 15:03


집안 형편이 어려워 두살배기 딸에게 먹일 분유를 훔친 스리랑카 이주여성에게 온정의 손길이 이어졌습니다.

부산 서부경찰서는 마트에서 영아용 분유를 훔쳐 불구속 입건된 스리랑카 여성 M(42)씨를 돕고 싶다며 5명이 현금 145만 원과 쌀 1포대를 기부했다고 밝혔습니다.

서부서는 오늘(16일) 경찰서를 방문한 M씨에게 기부금 전액과 쌀을 전달했습니다.

서부서는 또 M씨가 생계비 등을 긴급지원받을 수 있도록 구청 담당팀과도 연결해 줬습니다.

수년 전 한국으로 건너와 한국인 남편과 결혼한 M씨는 지난 7일 부산시 서구 서대신동의 한 마트에서 4차례에 걸쳐 시가 24만 원 상당의 분유 9통을 훔쳤다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그러나 일용직 노동을 하는 남편이 최근 일감이 없는 등 가정형편이 힘들어져 두살 딸에게 먹일 분유를 훔쳤다는 M씨의 딱한 사연이 알려지면서 서부경찰서에 기부의사를 밝힌 전화가 쇄도했습니다.

한 여성은 "나도 아기를 키우고 있어 그 마음을 잘 안다"며 "먼 외국까지 와서 결혼해 아기를 키우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다"고 전화를 해왔습니다.

또 한 여성은 "언론보도를 보고 전화했다"며 "내가 분유를 대신 사주고 싶다"고 말하는 등 20여 통의 전화가 왔고 대부분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M씨는 기부금을 받고 "최근 남편이 일거리가 없는 등 사정이 너무 힘들어 분유를 훔쳤는데 정말 잘못한 일이었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도와주셔서 정말 고맙다"고 말했습니다.

사건을 담당한 고정수 강력팀장은 "아직 우리 사회에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분이 많은 것 같아 기쁜 마음으로 기부금을 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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