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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고온에 강한 봄비까지…날씨 변덕 심해져요

공항진 기자

입력 : 2015.03.16 10:47|수정 : 2015.03.16 10:47


지난 주 정말 힘드셨죠? 꽃샘추위라고 하기 에는 너무 가혹한 추위가 이어졌는데요. 기온도 기온이지만 찬바람 때문에 견디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서울의 체감온도가 영하 15도까지 떨어졌거든요. 강원도 설악산의 기온은 영하 20도 이하로 내려갔으니 이 정도면 꽃샘추위가 아닌 꽃샘한파라고 하는 것이 더 맞는 표현입니다.
 
3월의 꽃샘추위로는 지난 2006년과 2007년 이후 가장 위력적이었는데요. 서울은 10일의 최저기온이 지난 2007년 3월 6일 이후 가장 낮은 영하 6,9도를 기록했고, 부산 역시 10일의 최저기온이 영하 4.1도까지 내려가 지난 2006년 3월 13일 이후 가장 낮았습니다.
 
사실 3월의 초순은 봄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시기입니다. 겨울 추위를 몰고 오는 북쪽 찬 공기의 위력이 아직 살아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3월 중순은 사정이 많이 다릅니다. 중국의 남쪽에서 따뜻한 공기가 남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이동하기 시작해 북쪽 찬 공기를 몰아내고 그야말로 훈풍을 불어 넣곤 합니다.

이 때문에 3월 중순에는 기온이 갑자기 치솟는 현상이 종종 나타납니다. 성급한 사람들은 봄이 실종 됐다는 표현을 쓰기도 하는데, 남부의 기온이 20도를 훌쩍 넘어서기 때문이죠. 옷을 봄옷으로 갈아입을지 망설이고 있는데 기온은 마치 초여름 같이 올라가 버리니 황당할 수밖에요.
 
이번 주가 바로 이런 훈풍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월요일인 오늘(16일)부터 기온이 큰 폭으로 오르겠는데요. 서울은 영상 15도를 웃돌고 광주와 대구의 기온은 20도를 훌쩍 넘어서겠습니다. 이 정도면 계절이 보름 이상 앞서가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날씨 변덕이 심해도 너무 심해서 걱정입니다.
 
갑작스런 기온 상승과 맞물려 많은 비도 예보되어 있습니다. 화요일 밤에 전남해안과 제주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해 수요일과 목요일 사이에는 전국에 봄비가 내리겠는데요. 강수량도 적지 않겠습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물 부족 현상이 아직 해소되지 않고 있는 중부의 경우에는 이번 비가 무척 고마운 단비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남부지방에서는 강한 비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걱정입니다.
 
일단 수요일에 예상되는 비의 양은 중부의 경우 5에서 30mm, 남부는 20에서 60mm가량입니다. 가뭄이 심한 동해안과 경기북부와 강원북부에 많은 비가 내려야 하는데 중부보다 남부에 더 많은 비가 예상돼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 남부에 내리는 비는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요란한 비가 될 가능성이 있는데요. 해빙기여서 붕괴사로로 이어지지나 않을까 걱정이 큽니다. 주변에 위험한 곳은 없는지 잘 살펴보셔야 하겠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이번 비는 아주 고마운 단비가 되겠는데요. 앞서 전해드린 대로 중부의 가뭄을 해소시키는데 매우 소중한 비가 되는 것은 물론, 전국적인 건조한 날씨에 습기를 충분히 전해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입니다. 3월 들어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아 전국의 대기가 무척 건조한 상태여서 곳곳에서 산불과 같은 큰불이 잇따르고 있는데 이번 비가 산불을 예방하는데 매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겨울과 봄이 공존하는 3월의 전반부가 지나면 봄과 겨울의 줄다리기도 어느 정도 마무리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주의 꽃샘추위가 겨울이 가기 전에 보여준 마지막 심술이었다면 이번 주의 이상 고온 현상과 요란한 봄비는 봄이 존재감을 강하게 보여주는 계기가 될 듯합니다.
 
이번 주가 끝날 때쯤에는 봄이 제 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날씨 흐름이 정상을 되찾을 가능성이 큰데요. 다음 주에는 기온이 조금 내려가겠지만 봄을 느끼는 데는 부족함이 없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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