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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아르헨티나서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 원치 않아"

노유진 기자

입력 : 2015.03.15 09:12|수정 : 2015.03.15 09:12


프란치스코 교황이 조국 아르헨티나에서 자신이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데 대해 거부감을 표시했습니다.

현지시각으로 14일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날 멕시코 TV 방송 텔레비자와 회견에서 "가끔 내가 아르헨티나에서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을 비롯한 아르헨티나 정치인들이 국민에게 다가서려고 자신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과거 호르헤 베르골리오 추기경이라는 이름으로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주교로 활동하던 시절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남편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한 사실도 소개했습니다.

베르골리오 추기경은 지난 2004년 5월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이 참석한 미사에서 독재정치를 비난하는 강론을 했고, 이후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은 베르골리오 추기경이 참석하는 행사를 외면했습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베르골리오 추기경이 교황으로 선출되자 "라틴아메리카의 사제가 교황이 됐다"는 정도의 반응만 보였을 뿐 의도적으로 큰 의미를 두지 않았습니다.

교황의 발언은 아르헨티나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과 거리를 두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교황은 지난주 아르헨티나 가톨릭계가 발행하는 잡지와 인터뷰에서 아르헨티나 대선이 공정하게 치러지기 바란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교황은 대선 캠페인에 사적인 이해관계가 개입되면 선거가 끝나고 나서 그에 대한 대가를 요구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공적자금으로 캠페인을 지원하는 것이 선거의 투명성을 높이는 길이라고 말했습니다.

아르헨티나 대선은 10월25일 1차 투표가 시행되고, 당선자가 나오지 않으면 상위 득표자 2명이 11월22일 결선투표에서 승부를 가리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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