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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플러스] '이랬다저랬다' 경찰의 뒷북 대응 논란

안현모 기자

입력 : 2015.03.13 09:23|수정 : 2015.03.13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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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한 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저희 뉴스에서 언급된 이름, 바로 마크 리퍼트입니다.

그런 만큼 이 사건을 바라보는 기자들의 생각을 담은 취재파일도 많이 나왔는데요.

먼저 경찰의 뒷북 대응에 대한 아쉬움을 지적한 김지성 기자의 취재파일부터 보시죠.

경찰은 여러 차례 주한 미 대사가 경찰 경호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밝혔습니다.

대사관 보안과에서 자체적으로 경호한다고 강조했죠.

하지만 피습 현장 사진이나 동영상을 봐도 경찰 브리핑 등 어디에도 미 대사관 측의 경호 인력은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기자가 대사관 측 자체 경호 인력이 얼마나 되는지 당시 현장에는 몇 명이나 있었는지 물었더니 경찰은 모른다는 답변만 들려줬습니다.

그렇다면 현장에 함께 있던 서울청 소속 연락관을 통해서라도 파악된 게 없냐고 물었는데도 오히려 외국 공관에 대한 사찰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내비쳤습니다.

이 연락관이라는 외사과 경찰의 직책도 처음에는 '수행 통역'이라고 했다가 '연락관'으로 바꿔 불렀습니다.

'수행'이라고 하면 자칫 경호 업무까지 포함되는 거로 해석될 수 있고 책임론이 제기될 것을 우려한 겁니다.

경찰은 연락관의 임무가 직접 경호하는 게 아니라 대사관 쪽에서 경호 요청이 있을 경우 경찰에 연락을 하는 거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렇게 경호 책임에서는 빠져나가는 데에만 급급하다가 피습 6일만인 그제서야 경찰청은 "앞으로 외교관의 요청이 없더라도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신변 보호를 적극 실시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왜 진작에는 그러지 못했는지 이제 와서 이러는 건지 의문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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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우리 정치권의 반응은 더 가관이었습니다.

거의 국제적 망신 수준이었는데요.

문준모 기자의 취재파일 보시죠.

가장 낯뜨거웠던 순간은 바로 여야 대표의 병문안 때였습니다.

위문을 왔으면 어서 쾌차하라는 말이나 전하고 가지 상황에 맞지 않게 '종북 숙주 논란'을 불러일으켰죠.

아픈 사람 문안을 와서도 싸움을 멈추지 못할 정도로 찢겨져버린 우리나라 정치판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내 보이고 말았습니다.

뉴욕 타임즈의 기사 제목만 봐도 한국은 빛 샐 틈 없는 동맹국이라기 보다 분열된 나라, 양극단의 나라로 비춰 졌습니다.

그런가 하면 정부가 수사 초기부터 이번 사건을 개인의 일탈 행위가 아닌 북한 추종 세력이 저지른 조직범죄로 단정해버린 것도 역시 부끄러운 부분이었습니다.

수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정치적인 공방부터 벌인 겁니다.

마찬가지로 이번 일을 리퍼트 대사에 대한 신체적인 공격일 뿐 아니라 한미 동맹에 대한 공격으로 규정한 것도 과잉 대응에 가까웠습니다.

마치 미국을 향해 마치 국내에 뿌리를 뽑아야 할 반정부 테러 집단이 있다고 시인하는 것과 다름없었습니다.

이런 분위기 덕분인지 리퍼트 사건 이후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웬디 셔먼의 발언은 쏙 들어갔고 여당은 사드 도입을 위한 군불 떼기에 나섰습니다.

한때 30%까지 떨어졌던 대통령 지지율도 39%까지 올랐습니다.

정치인들이 가능한 모든 계기를 정쟁으로 삼는 게 당연할 순 있지만, 이제는 이 사건도 일단락된 만큼 우리 모습을 차분히 돌이켜볼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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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스포츠부 취재파일 하나 보시겠습니다.

슈틸리케 감독이 지난 아시안컵을 되돌아보는 자리에서 자신이 직접 작성한 비밀 노트를 공개했습니다.

그는 1989년 스위스 대표팀을 처음 맡았을 때부터 모든 대회, 모든 경기가 끝날 때마다 기술 보고서를 남기는 습관이 있다는데요.

강청완 기자가 소개했습니다.

슈틸리케 감독은 아시안컵 결승전까지 총 6경기를 한 문장으로 정리했습니다.

특히 마지막 호주전에 대해서는 "잘한 팀이 이기는 게 아니라 실수를 많이 한 팀이 지는 거다."라는 코멘트를 적었습니다.

미리 준비한 해당 영상도 같이 틀었는데요.

혹시라도 실수 장면에서 특정 선수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를까 봐 언론에는 따로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경기별 분석을 바탕으로 한국 축구의 현주소를 진단했습니다.

장점은 첫 번째로 규율, 두 번째로 조직력, 세 번째로 투지를 꼽았습니다.

슈틸리케는 취임 초기부터 "공격을 잘하는 팀은 1승을 거두지만, 수비를 잘하는 팀은 우승을 한다"는 NBA의 격언을 인용하며 수비를 강조했었죠.

그런데 일단 스스로 합격점을 매겼습니다.

반면 단점으로는 선수들의 문제 인식이 부족하고 당황하는 플레이가 너무 많고, 그리고 침착성과 상황 판단이 아쉽다고 지적했습니다.

무엇보다 상대방의 공을 빼앗은 뒤에 역습 찬스를 이어가지 못하고 도로 빼앗기는 패턴을 예로 들었습니다.

어떤 목표가 됐든 꿈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는 당장 그때그때의 성적도 중요하지만, 반복되는 실수를 면밀히 관찰해서 유형화하고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고치는 게 정말 중요할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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