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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대형마트의 할인 세일, 반갑지만은 않은 이유

입력 : 2015.03.11 09:17|수정 : 2015.03.12 07:00

* 대담 : SBS 경제부 김범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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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깐깐 경제,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해볼까요?

▶ SBS 경제부 김범주 기자
네, 요새 여기저기서 할인, 세일, 이런 거 참 많이 합니다. 원래 세일 안 하던 상품들까지 요새 다 세일을 한단 말이죠. 그만큼 상황이 만만치 않아서 그런 건데, 내일부터 대형마트 하나가 또 좀 할인을 세게 들어가요.

▷ 한수진/사회자:
어딘가요?

▶ SBS 경제부 김범주 기자
홈플러슨데요. 요새 좀 안 좋은 일이 많았잖아요. 고객 개인정보를 모아서 팔았다고 해서 검찰 조사도 받고 있는 게 크죠. 그래서 어제 사장이 공개 사과를 하고, 대신 할인을 크게 하겠다고 했는데, 사실은 사과도 사관데, 뭔가 할인을 할 계기가 필요했던 거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왜요?

▶ SBS 경제부 김범주 기자
대형마트가 세 군데가 있잖아요. 그런데 홈플러스가 그 중에 2윈데, 요새 분위기는 2위도 힘든거 같은, 왜냐면 장사가 잘 안 됩니다. 이익이 줄고 있어요. 그래서 뭔가 계기가 필요했던 거죠.

그래서 내일부터 주요 식료품 5백가지를 뽑아서 최대 30%까지 할인을 하겠답니다. 얼마나 깎을지는 미리 말 안 해주고요. 왜냐면 다른 경쟁 마트가 준비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내일 문 열면서 가격표를 붙인다는 거죠.
원래 마트에서 가장 중요한 게 신선식품이거든요. 주부들이 장보러 왔다가 뭐 옆에 있는 무슨 공산품을 하나씩 사게 되기 때문에 신선식품 값을 내린다면 다른 마트에 위협이 됩니다.

그러면 내일 오전 중에 또 다른 마트 사람들도 홈플러스 와서 보고 값을 따라 내리고 그러면 더 내리고, 이런 상황이 반복이 될 겁니다. 단기간 하는 게 아니라, 거의 연중으로, 아예 마진 자체를 깎아서 가격을 낮추겠다고 하니까, 한동안 여진이 있을 것 같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선 경쟁이 붙으니까 물론 좋죠. 반갑고, 그런데 이게 좀 또 한꺼풀 벗겨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싸게 팔면 좋은 거잖아요.

▶ SBS 경제부 김범주 기자
물론 그렇죠. 부담이 적어지니까요. 그런데 불황을 이기는 방법으로 할인, 박리다매,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그것만으로는 이길 수가 없어요.

매일 세일을 하면 사람들이 막 즐거워서 살 것 같지만, 지갑을 오히려 닫는 경우도 생깁니다. 왜냐면 내일 더 내릴지도 모르니까요. 하루 기다려보고, 이틀 기다려보고, 소비가 미뤄지는 거죠. 만성 세일의 부작용이랄까요.
그래서 불황을 이기려면 이런 세일도 물론 한 가지 방법이긴 한데, 진짜 필요한게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뭔가요?

▶ SBS 경제부 김범주 기자
아무리 싸게 해도 사람들이 물건을 사지 않을 때는 사고 싶은 물건을 기업들이 만들어내야 하는 거죠. 왜 얼마 전에 허니버터 칩이란 과자가 열풍을 불러일으켰었잖아요. 그 과자는 지금도 사실 사먹기가 쉽지 않은데, 그런 경우인거죠. 진짜 맛있어서 그러냐, 뭐 이런 건 차치하고, 여튼 사람들이 제값을 다 주고도 못 사먹어서 난리란 말이죠. 그런 제품들이 나와 줘야 한다는 거죠. 그런 제품을 만들어 내면 회사가 사는 거고, 그런 걸 못 만들고 하던 대로만 하다보면 사라지는 거구요. 예를 들면 어제 새벽에 미국 애플이 왜 새 시계를 발표를 했잖아요.

▷ 한수진/사회자:
애플 와치요?

▶ SBS 경제부 김범주 기자
네, 애플 와치, 그 것도 그런 겁니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이란걸 안 만들었으면, 어쩌면 지금도 우리가 폴더폰 있잖아요. 접었다 폈다 하는 전화기, 아직 그거 쓰고 있을지도 몰라요. 그런데 스마트폰이란걸 만들어서 사람들이 사게 만들었잖아요. 그 뒤에 만든 게 또 태블릿pc였고요. 새로운 시장을 열어온 전력이 있습니다.
애플 입장에선 또 그런 제품을 만들어내려고 어제 시계를 발표한 거였죠. 스마트 워치 시장을 잡아먹어보겠다, 이러면서 스티브 잡스 사후에 애플이 처음 발표한 신제품인데, 제품 자체보다는 과연 지금도 애플이 새로운 시장과 수요를 이끌어 낼만한 능력이 아직 있는지 모두가 궁금해 했던 이벤트였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땠나요, 그래서?

▶ SBS 경제부 김범주 기자
제 개인적으론 솔직히 제품은 뭐 기대보다 별로였어요. 다른 회사들이 이미 여러 시계 모양 제품들을 만들었잖아요. 삼성이나 LG나 말이죠.
그런데 솔직히 그렇게 막 잘 팔리진 않습니다. 두 가지 큰 문제가 있어요. 첫번째는 돈을 추가로 내야 되죠. 스마트폰도 비싼데, 몇십만원 정도를 추가로 내고 사야되는게 걸림돌이고요.
두 번째는 이게 은근히 귀찮거든요. 손목에 차고 다니는건 물론이고, 금세 배터리도 나가서요, 툭하면 끌러서 충전도 해야하고, 굉장히 번거롭습니다.
그러니까 이 두 가지를 다 사람들이 잊을 만한, 그 돈을 주고 귀찮은데도 사서 차야 할 만한 기능이나 디자인이나 뭔가가 있어야 한다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그게 별로였다는 거죠?

▶ SBS 경제부 김범주 기자
일단 첫째가 가격이 뭐 너무했어요. 제일 싼 게 40만원 정도고, 비싼 건 천만원이 넘어갑니다. 그런데 천 만원 넘어가는게 뭐 대단히 다른 것도 아니고요, 똑같은 모양에 18K 도금을 쓴거거든요. 진짜 금도 아니고요.
그런 점에선 아무리 애플이 팬층이 두텁고 뭐 돈을 아끼지 않는다고 해도 부담스러운, 너무 무지막지한 가격을 붙였다.
두 번 째는 기능이 전화 받고 메시지 받고 운동량 점검하고 이런 게 주거든요. 그런데 그걸 이렇게 저렇게 쓰면 길어야 열 여덟시간이면 배터리가 끝난다는 겁니다. 하루만 충전하는 거 깜빡했다간 바로 먹통이 될 겁니다. 시계가. 그래서 전 실망이었어요. 애플이 뭘 만들었다고 하면, 뭔가 이유를 만들어낼 줄 알았는데, 그게 없었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그럼 안 팔릴까요?

▶ SBS 경제부 김범주 기자
뭐 애플 신제품이니까 어느 정도는 팔리긴 할겁니다. 세상에서 제일 부질 없는 게 애플 같은 큰 회사 걱정하는 거죠. 그런데 생각했던 만큼 스마트워치 시장을 당장 열어젖힐만한 혁신은 없지 않을까, 꼭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 외신들도 그렇게 평가를 합니다.
그런데 애플은 아마 뭐 실패를 하더라도 또 다음 걸 하겠죠. 아까 말씀드렸지만, 시장에 대응하는 방법이 할인과 혁신이 있다면, 애플은 혁신괍니다. 할인은 거의 하지 않잖아요. 사람들이 원하는 물건을 만들어내면 제값 다 받고, 어쩌면 더 받고 팔 수 있다는걸 알고 있기 때문에, 뭔가 새로운걸 뽑아내려고 계속 시도할 겁니다. 우리나라 회사들, 그러니까 마트나 다른 유통업체들도 그런 부분은 생각을 좀 해봐야 할 거예요. 새로운 제품, 시장을 만드는 데는 좀 게으르다는 느낌이 많이 드는데, 저는 이유가 우리가 별로 경쟁이 없어서라고 봅니다.애플 와치▷ 한수진/사회자:
경쟁이 없다고요?

▶ SBS 경제부 김범주 기자
돈과 힘이 있는 대기업들이 주로 사업들을 거의 대부분 사업들을 잠식을 하니까, 새로운 아이디어로 뭔가 해내기보다는 돈으로, 힘으로 밀어붙이는 경향이 강하단 말이죠. 애플이 한국회사였으면 어떻게든 독점망을 만들어서 다른 경쟁자를 돈으로 죽이거나 했을 텐데, 안그러잖아요.
왜 그러다보니 경제가 활력이 줄어들고 혁신을 만들기 보다는, 돈은 좀 있으니까 할인하지 뭐, 그래도 남거든요. 솔직히.
홈플러스가 이번에 최대로 30% 값을 내려도 손해가 안 난답니다. 그동안 그만큼 남기고 있었던 거거든요.
그래서 할인의 한계를 좀 알고, 우리 기업들도 뭔가 새로운 서비스, 제품, 이런 걸 만드는 노력을 좀 더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 한수진/사회자:
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깐깐 경제, SBS 김범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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