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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순하게, 향긋하게"…위스키 업계 지각변동 본격화

입력 : 2015.03.10 16:10|수정 : 2015.03.10 16:10


2000년대 후반부터 내리막길을 걸은 국내 위스키 시장에 40도 미만의 순한 제품과 향을 가미한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10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국내 위스키 시장점유율 1위인 윈저를 판매하는 디아지오코리아는 이달 중순 새 제품인 '더블유 아이스'를 내놓고 저도 위스키 시장에 뛰어들 계획이다.

더블유 아이스는 알코올도수 35도에 솔잎향을 가미한 제품으로 알려졌다.

스카치블루 판매사인 롯데주류도 이날 17년산 스카치위스키 원액을 사용한 35도짜리 '주피터 마일드블루 17'을 내놨다.

지난해 출시했던 '주피터 마일드블루'의 프리미엄급 제품이다.

이들 두 업체는 최근 수년간 부진했던 위스키 시장이 바닥을 치고 안정세를 찾을 기미를 보임에 따라 새 상품으로 분위기 전환을 시도할 계획이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에서 출고된 위스키는 약 178만7천400상자로 2013년(185만700상자)보다 3.4% 줄며 2009년부터 시작된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갔다.

윈저·임페리얼 등 시장점유율 1·2위 제품이 고전했고, 국내 저도 위스키 시장을 개척한 골든블루만 지난해 출고량이 57% 이상 급증하며 '나홀로 성장'을 계속했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순한 술이 인기를 끌자 디아지오코리아 등 대형 업체들이 '스카치위스키'의 자존심을 버리고 저도주 시장에 뛰어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스카치위스키협회는 알코올도수 40도 미만의 제품에는 스코틀랜드산 원액이 포함됐더라도 '스카치'라는 말을 쓰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때문에 이들 업체들이 도수를 낮추면서도 기존 스카치위스키 판매사의 자존심을 지키고자 신제품을 위스키가 아닌 '스피릿 드링크'로 출시함으로써 '위스키인 듯 위스키 아닌 위스키 같은 술'을 내놨다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롯데주류의 주피터 마일드블루는 위스키로 분류되지만 이날 출시된 주피터 마일드블루 17은 '기타주류'인 스피릿 드링크로 분류된다.

디아지오코리아의 더블유 아이스 역시 스피릿 드링크지만 새 광고 문구에서 '윈저'와 '위스키'라는 단어를 넣고, 병도 윈저 블랙과 흡사한 모양을 사용해 기존 위스키 소비자들을 겨냥했다.

업계에서는 골든블루 홀로 고군분투해온 저도주 시장에 롯데주류에 이어 다국적 기업인 디아지오코리아까지 뛰어들면서 저도주 시장이 더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롯데주류와 디아지오코리아의 가세로 저도 위스키 경쟁이 심해지겠지만 시너지 효과도 예상된다"며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다른 주류업체들도 비슷한 제품 출시를 고민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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