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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반짝이고 싶은 사람들…유골 보석 '눈길'

박정은

입력 : 2015.03.11 16:29|수정 : 2015.06.04 14:19


죽음이란, 인간에게 가장 두렵지만 누구나 반드시 겪어야 하는 피할 수 없는 것인데요. 
하지만 죽음 이후 어떻게 기억될지는 선택할 수 있습니다.


1. 보석 - ‘사랑하는 사람과 늘 함께…’
이색장례-유골보석
[출처] (주) 레스틴핀스

죽은 후 목걸이나 반지 등으로 변해 사랑하는 사람들 옆에 있다면 어떨까요?
우리나라에서 어떤 사람들은 유골을 보석으로 성형해 목걸이나 반지로 만들기도 합니다. 이 보석형 사리는 부패하거나 변질되는 등 화학적 변화가 없어 냄새나 혐오감 없이 반영구적으로 보관할 수 있습니다. 

유골을 보석으로 만드는데 드는 비용은 165만 원 정도입니다. 완성된 보석의 색은 녹색, 보라색, 청색 등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그 색을 미리 예측할 수는 없기에 더욱 신비롭습니다.

예쁜 보석이지만 전통적인 장례문화에 익숙해서일까요? 유골 성형에 대한 의견은 분분합니다. 하지만 2012년 처음 시작할 때보다 찾는 사람들이 10배 정도 늘었다고 하는데요. 그 수치가 어쩌면 사랑하는 사람에게 좀 더 특별하게 기억되고 싶은 마음의 반증 아닐까요.  



2. 다이아몬드 - 영원히 ‘반짝반짝’
이색장례-유골보석[출처] Algordanza Facebook

스위스에서는 유골 분에서 추출한 탄소를 고온, 고압 처리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다이아몬드를 만들기도 합니다. 성인 한 사람 유골 분의 25%에 해당하는 500g 이면 엷은 푸른빛의 아름다운 다이아몬드가 탄생합니다.
이색장례-유골보석[출처] Algordanza Facebook

유골 다이아몬드가 만들어지면, 의뢰인의 주문에 따라 다이아몬드 그대로 보관함에 담아 제공하거나 목걸이, 반지 등으로 만듭니다. 그리고 육안으로는 식별이 불가능하지만 레이저를 이용해 고인의 이름, 출생일, 사망일 등의 정보를 새기기도 합니다.  

이렇게 다이아몬드를 제작하는 데는 4,474달러 (한화 약 477만 원)가 들지만, ‘영원한 사랑’의 의미가 담긴 다이아몬드로 사랑하는 이를 기억하려는 사람들이 꾸준히 있다고 합니다.



3. 인공위성 - 죽어서 ‘별’이 되는 꿈

죽어서 별이 되는 꿈이 미국에서는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이색장례-유골보석유골의 일부를 담은 캡슐을 인공위성에 장착한 뒤 로켓을 발사하는 것이죠. 발사된 위성은 우주에서 로켓과 분리돼 궤도에 진입한 이후, 인공위성의 수명이 끝날 때까지 궤도를 따라 돌게 됩니다.

인공위성이 우주의 어디로 발사되느냐에 따라 5,600위안(97만 원)에서 7만 5,000위안(1300만 원)까지 천차만별입니다.
이색장례-유골보석[출처] 경향신문



4. 성층권에서 뿌리는 유골 - 말 그대로 ‘하늘나라’로

흔히들 죽으면 하늘나라로 간다는 말을 하는데요. 
실제로 미국에서는 유골이 열기구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기도 합니다.
이색장례-유골보석열기구에 유골을 매달아 올려, 열기구가 성층권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유골함이 열려 하늘 아래로 뿌려지게 되는데요. 이 모든 과정은 유가족이 지켜볼 수 있도록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성층권에서 뿌려진 유골은 지구 곳곳에 흩뿌려지게 되고, 구름을 지나치던 유골에 수분이 붙으면 비나 눈이 되어 내리게 됩니다.

하늘나라로의 마지막 여행 비용은 2,800달러(약 300만 원)입니다.



5. 폭죽 - 생의 끝을 아름답고 화려하게
이색장례-유골보석평범한 불꽃놀이 같지만, 사실은 유골을 갈면 나오는 재를 폭죽과 함께 쏘아 올리는 일명 ‘폭죽장’입니다.
아름답게 터지는 ‘유골 폭죽’을 보면서, 유족들은 ’ 짧은 생이지만 멋진 삶을 살고 간다’라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네요.
이색장례-유골보석미국의 폭죽 장례식 업체에 따르면, 고객이 원하는 대로 폭죽이 터지는 모양이나 흐름을 조절할 수도 있습니다.
보는 시각에 따라 조금 엽기적일 수도 있는 ‘폭죽장’은 미국, 영국, 호주 등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그 폭죽의 양이나 종류에 따라서 적게는 250파운드(약 43만 원)에서 많게는 4,800호주달러(약 54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듭니다.



6. 음반 - ‘너의 목소리가 들려’
이색장례-유골보석[출처] Andvinyly 홈페이지 캡처

영국에서는 고인을 추모하는 음반을 제작하기도 합니다.

단순한 ‘추모 앨범’이 아니라, 고인의 목소리나 기념 음악이 녹음되며 음반 역시 유골 가루로 만들어집니다. 이렇게 제작된 음반은 3,000파운드(한화 약 530만 원)로 높은 가격이지만, 온전히 자신만을 위해 만들어진 음반을 세상에 남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7. 초상화 - 나의 일부가 녹아있는 예술작품

고인을 그림으로 그려 남기는 일은 인류 역사에서 계속되었는데요. 이 초상화는 좀 더 특별합니다. 
이색장례-유골보석[출처] 오디닷컴

유화물감에 유골을 갈아만든 분말을 섞어서 그림을 그리기 때문인데요. 
이렇게 제작된 초상화는 하나의 예술작품으로서, 여러 세대에 걸쳐 유산으로도 물려줄 수 있습니다,

캐나다에서는 유골로 만든 회색 연필로 초상화를 만들어주기도 하는데, 그 비용은 5,000캐나다달러(약 400만 원)에 호가합니다.


이렇게 유골 가루를 땅에 묻거나 바다에 뿌리는 기존 장례 방법이 아닌, 보다 이색적으로 기억되는 방법은 많습니다. 당신의 삶과 죽음, 그 후 남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지는 당신에게 달려있습니다.

당신은 어떻게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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