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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껴안은 최용수 "열정을 살려주고 싶었다"

입력 : 2015.03.10 14:17|수정 : 2015.03.10 14:17


"꺼져가는 젊은 친구의 열정을 되살려주고 싶었습니다." 최용수(42) FC서울 감독은 한때 '축구 천재'라는 별명으로 K리그 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궜던 박주영(30)이 해외 여러 리그를 옮겨다니며 자신의 재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게 가슴이 아팠다.

결국 최 감독은 7년 만에 소속팀 없이 방황하는 박주영을 불러들였다.

최 감독은 10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박주영이 잘못된 선택으로 여러 팀을 옮겨 다니면서 스스로 존재감이 위축됐다"며 "그래도 박주영은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선수 중의 한명이다. 절대 실력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FC서울은 이날 박주영과 3년 계약을 했다고 발표했다.

최 감독은 그동안 박주영과 직접 통화를 하면서 K리그 복귀를 설득했고, 최근 알샤밥(사우디아라비아)와 결별한 박주영은 2008년 K리그 무대를 떠난 지 7년 만에 국내로 복귀하게 됐다.

2008년 AS모나코(프랑스)로 이적한 박주영은 3시즌 동안 정규리그에서 91경기에 나서 25골을 터트리는 좋은 활약을 발판 삼아 2011년 '명문' 아스널(잉글랜드)로 이적하며 국내 축구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하지만 아스널 이적은 박주영이 내린 최악의 선택이었다.

쟁쟁한 경쟁자들 사이에서 벤치 신세를 면하지 못한 박주영은 셀타 비고(스페인), 왓퍼드(잉글랜드) 등에서 임대 생활을 했지만 여전히 주목받는 선수가 되지 못했다.

결국 갈곳 없는 신세가 된 박주영은 지난해 알샤밥에 입단했지만 7경기 동안 1골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만 남기고 사실상 '무적선수' 신세가 됐다.

이런 가운데 최전방 스트라이커 부재에 시달린 FC서울의 최 감독은 '옛 제자' 박주영을 설득해 K리그 복귀를 선택하게 만들었다.

최 감독은 "지난 10년을 되돌아봤을 때 박주영은 국내 팬들에게 많은 기쁨을 줬던 선수다. 그동안 여러 팀을 옮기면서 존재감도 위축됐고 많은 비판에도 시달렸던 게 사실이지만 박주영과 통화하면서 한층 성숙해지 모습을 봤다"며 영입 소감을 전했다.

그는 "박주영은 명예회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축구를 하고 있다는 것을 팬에게 보여줄 의무가 있다"며 "그동안 언론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선수는 팬들에게 다양한 정보와 볼거리를 제공해야 한다. 언론은 물론 팬들과의 스킨십도 필요하다. 선수 본인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 감독은 전방에서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는 멀티플레이 능력을 갖춘 박주영을 우선 최전방 스트라이커 자원으로 가동할 생각이다.

이 때문에 박주영은 정조국과 포지션 경쟁을 펼쳐야 한다.

최 감독은 "그동안 개인훈련을 많이 했다고 하지만 팀 훈련을 하지 못해 감각이 떨어져 있을 것"이라며 "나이가 들어서 기동력도 예전 같지 않을 것이지만 골 감각이 워낙 뛰어난 선수라서 금세 경기 감각을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박주영을 원톱 스트라이커로 내세울 수도 있고 정조국과 함께 투톱 스트라이커로도 활용할 수 있다"며 "꺼져가는 젊은 친구의 열정을 되살려 주고 싶었다. 자심감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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