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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국립대 교수 ‘왕’처럼 행세? 강사료 상납에 성추행, 과외비 착복까지

입력 : 2015.03.10 10:11|수정 : 2015.03.12 07:01

* 대담 : 피해자 000 / 김광호 경남이주민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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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한 국립대 교수가 시간강사들에게 돈을 상납 받아왔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현재 학교 측이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는데요. 이 교수는 지난해엔 뇌물수수뿐 아니라 중국인 유학생 성추행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피해 학생들은 검찰 수사가 미진했다면서 항고를 한 상황인데요. 먼저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당사자 이야기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피해자 보호를 위해서 음성변조를 하는 점, 청취자 여러분의 양해를 바랍니다. 나와 계십니까?

▶ 피해자 000
예.

▷ 한수진/사회자:
중국인 유학생으로 알고 있는데요. 회식자리에서 피해를 당하셨다고요. 당시 상황을 좀 설명해 주세요.

▶ 피해자 000
그냥 회식이라고 다 같이 모였는데, 모이자마자 교수님이 먼저 자리를 먼저 배치를 하거든요. “누구누구는 여기 앉아라” 이런 식으로.

▷ 한수진/사회자:
교수가 직접 자리를 배정한다고요?

▶ 피해자 000
네, 그래서 그날은 마침 제가 교수 옆에 앉게 됐어요. 근데 한 1시간 정도 시간 지났을 때, 그때 갑자기 손이 제 허벅지에 있는 거예요. 깜짝 놀랐어요.

▷ 한수진/사회자:
교수님의 손이 허벅지에 와 있었다, 회식을 하는 도중에?

▶ 피해자 000
네, 그래서 깜짝 놀라서 막 피한다고 옆으로 갔거든요. 당시에.. 저도 몰라요. 누가 봤는지 안 봤는지. 그냥 집에 갈 때 옆 친구한테 얘기하면서 그렇게 둘이 서로 위로하면서 지나갔어요.

▷ 한수진/사회자:
그랬군요. 이 교수 문제를 공론화하면서 검찰에 고발까지 하셨어요?

▶ 피해자 000
더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렇게 고발하게 됐어요.

▷ 한수진/사회자:
검찰에서는 성추행 혐의를 비롯해서 여러 가지 이 교수와 관련된 혐의들이 다 무혐의 처분이 났던데요. 이런 결과에 대해서는 어떻게 받아들이셨어요?

▶ 피해자 000
어이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왜 이랬을까... 우리는 외국인이라서 그러는가보다,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을 했었는데... 근데 제 생각에는 언제든지 다시 밝혀질 수 있다는 생각에, 그래도 주변에 도와주는 사람도 많고 해서 꼭 잘 될 거라고 믿고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 피해자 000
네, 고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해당 교수에게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 이야기 먼저 들어봤고요. 이어서 피해자들을 돕고 있는 경남이주민센터 김광호 팀장 전화 연결해서 말씀 듣겠습니다. 팀장님, 나와 계십니까?

▶ 김광호 팀장/경남이주민센터
네.

▷ 한수진/사회자:
팀장님께서는 이 사건 어떻게 알게 되셨어요?

▶ 김광호 팀장/경남이주민센터
사건이 작년 2월부터 학생들이 지도교수님 면담을 했고요. 4월에는 학교 측에다가 직접 진정서를 제출했는데, 학교에서 제대로 조사를 못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5월 쯤에 저희 센터에 연락을 하게 돼서 알게 됐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학교 측에서는 제대로 진상 조사가 안됐다는 말씀이시고, 지금 피해 학생이 외국인 유학생이다 보니까 이주민센터로 직접 도움을 요청해 왔다는 거네요?

▶ 김광호 팀장/경남이주민센터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외국인 학생이다 보니까 좀 전달이 잘 안 되는 부분이 있는데요. 정확하게 어떤 일이 있었다고 얘기를 하던가요?그래픽_대학교수성추▶ 김광호 팀장/경남이주민센터
또 다른 피해학생의 경우, 노래방에서 어깨에 손을 올리고 패딩 조끼 팔 안쪽으로 손을 집어넣고 있기도 했다고 하고요. 또 한 번은 역시 노래방에서 ‘손 좀 줘봐, 손’ 이러면서 손을 가져가서 잡고 2-3분 정도 있다가 손에 키스를 하기도 했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피해자가 한 명은 아니었던 모양이네요?

▶ 김광호 팀장/경남이주민센터
네, 두 명. 지금 성추행 피해자로 보이는 학생이 두 명으로 나와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앞서 학생은 회식자리였다고 하는데 노래방에서도 이런 피해가 있었고. 이런 일이 종종 있었던 모양이던가요?

▶ 김광호 팀장/경남이주민센터
일단 두 학생이 주장하는 게 세 차례이고요. 다른 건도 있었는지는 지금 정확하게 알 수 없습니다. 두 학생이 주장하는 게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두 학생 다 중국인 유학생이었고요?

▶ 김광호 팀장/경남이주민센터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떨까요. 어쩌면 한국인 학생들보다 좀 더 쉽게 생각한 부분이 있을까요?

▶ 김광호 팀장/경남이주민센터
그랬을 것 같습니다. 교수의 평소 행동을 이 중국 유학생들이 녹음을 한 게 있는데요. 술자리 같은 경우, 제가 옆에서 녹취록을 들어보면 ‘아, 마치 왕처럼 행동을 하는구나’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왕처럼 행동한다, 이게 무슨 뜻인가요?

▶ 김광호 팀장/경남이주민센터
노래방에 가면 자기가 교수이고 그리고 모두 다 자기 제자이고 그리고 자기 밑에 있는 강사이고, 그러면서 술과 노래와 어떤 자리 앉히고 하는 모든 게 모두가 자기가 다 진행을 하거든요. 그걸 보면서 ‘아, 이 사람은 학교에서 그리고 회식자리에서 노래방에서 모두 다 왕처럼 행동을 했구나’ 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학생들도 그렇고 강사들에 대해서도 일종의 갑을관계가 드러난 거군요?

▶ 김광호 팀장/경남이주민센터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쉽게 항의할 생각도 못해봤겠어요?

▶ 김광호 팀장/경남이주민센터
그렇습니다. 학생과 교수의 관계이고 그리고 강사와 정교수의 관계이지 않겠습니까? 금방 앵커님께서도 말씀을 하셨듯이 갑을관계가 여기서 딱 드러난다고 보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검찰 수사 결과는 무혐의 처분이 났던데요. 이 결과는 어떻게 받아들이세요?

▶ 김광호 팀장/경남이주민센터
검찰 수사결과 무혐의 났는데요. 저희가 봤을 때는 제대로 조사가 되지 않았다고 봅니다. 그렇게 된 이유가 모두 증인으로 채택했던 사람이 지금 현재까지도 그 교수의 영향력 아래 있는 사람이거든요. 증인을 했던 강사나 그리고 학생들도 아직도 갑을관계에 놓여 있는 사람들이라서 그 교수에게 유리하게 하지 않았나 보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진술에 대해서 압력이나 부담을 느낄 수가 있다, 하는 말씀이시군요?

▶ 김광호 팀장/경남이주민센터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피해자들은 계속 교수를 보고 있고, 지도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가요?

▶ 김광호 팀장/경남이주민센터
피해자가 3명인데요. 2명은 작년에 졸업을 한 상태고요. 1명은 올해 지금 석사논문을 제출해놓은 상태입니다. 얼마 전에 이 학생이 박사논문 평가를 받아야 되는데, 거기에 이 해당 교수가 평가위원으로 참가를 하게 됐었거든요. 문제가 공론화되면서 다시 배제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성추행 관련된 것은 중국인 유학생 2명이라고 아까 말씀하셨는데, 한 명이 더 있습니까? 3명이라는 뜻은?

▶ 김광호 팀장/경남이주민센터
네, 또 한 명은 교수의 어떤 심부름꾼 역할을 했다고 표현해야 될까요? 이 교수의 통장을 관리 했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통장 관리요?

▶ 김광호 팀장/경남이주민센터
예, 교수가 중국인 유학생에게 통장을 만들도록 하고, 그 통장으로 강사들의 강사비를 상납 받은 듯 한 자료가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얼마나 되나요?

▶ 김광호 팀장/경남이주민센터
저희가 2007년도부터 지금까지 2014년까지 총 10개 통장을 확보를 했는데요. 12명의 강사 이름이 나옵니다. 거기에 보수적으로 잡아도 5천 4백만 원 이렇게 보이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정기적으로 계속 상납을 했다는 말씀이세요?

▶ 김광호 팀장/경남이주민센터
정기적이 맞죠. 강의가 열리는 4,5,6,7,10,11,12, 강의가 있는 그 달만 정기적으로 들어왔습니다. 방학 되면 또 들어오지 않았고요.

▷ 한수진/사회자:
강사료가 나오는 기간 동안에는 꼬박꼬박 입금이 됐다는 말씀이시군요?

▶ 김광호 팀장/경남이주민센터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 교수가 중국인 유학생 통장을 통해서 이렇게 한 거예요? 굳이 중국인 유학생 통장으로 한 이유는 뭘까요?

▶ 김광호 팀장/경남이주민센터
2007년도에는 자신의 통장을 사용했었더라고요. 2009년도부터 중국인 유학생 통장을 만들게 하고 그쪽으로 돈을 받아왔습니다. 아무래도 자기 이름으로 상납을 받는다는 게 꺼림칙하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이 들고요. 해당 과, 해당 학교의 같은 과 교수님 이야기를 들어보면, 예전에 한국 학생의 대포통장을 사용한 적도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2008년도에는 중국 유학생에게 중국어 과외를 소개하고 그 교수가 과외비 일부를 착복했다, 이런 이야기도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말씀하신 게 사실이라면 정말 교수 자격이 없어 보이는데, 이런 부분 정말 수사가 제대로 될 필요가 있겠네요?

▶ 김광호 팀장/경남이주민센터
그렇습니다. 현재는 검찰에 항고를 한 상태고요. 그리고 학교도 자극이 됐는지 학교에서도 교수가 수업을 안 들은 학생에게 점수를 준 건이 있거든요. 이것을 업무방해, 그리고 공문서 변조 건으로 학교에서 추가 고발했고요.

▷ 한수진/사회자:
참 여러 가지가 많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서, 저희가 수사결과를 꼭 좀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광호 팀장/경남이주민센터
알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경남이주민센터 김광호 팀장이었고요. 저희가 해당 교수 측 입장도 들어보려고 했는데 연결이 되지 않았습니다. 반론 인터뷰 언제나 열어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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